‘볼 너무 일찍 집었다’…룰위반 판정에 양팀 모두 찜찜

여자골프 솔하임컵서 규칙 논란
삭스트룀, 코르다 볼 10초 전 집어
유럽, 첫날 5.5대2.5로 기선제압

미국 팀 넬리 코르다(오른쪽)와 앨리 유잉이 솔하임컵 첫날 포볼 매치에서 1홀 차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들렌 삭스트룀(스웨덴)도, 넬리 코르다(미국)도 경기를 마친 뒤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의 여자 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 첫날 불거진 규정 논란 때문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5일(한국 시간) 열린 대회 1라운드 포볼 매치(같은 팀 2명이 각자의 볼로 플레이하는 방식) 미국의 코르다-앨리 유잉 조와 유럽의 삭스트룀-나나 쾨르스츠 마센(덴마크)의 경기. 13번 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한 코르다가 이글 퍼트를 시도했고, 볼이 홀 바로 옆에 멈춰서자 무릎을 꿇으며 아쉬워했다. 상대 팀 삭스트룀은 ‘컨시드(일명 OK)’의 의미로 이 볼을 집어 들어 코르다에게 던져 줬다. 미국과 유럽이 나란히 버디로 이 홀을 비기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미시 존스 경기위원은 삭스트룀이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룰 13.3a에 따라 코르다의 볼이 홀 안으로 떨어질 것인지 10초간 지켜봐야 했는데 삭스트룀이 일찍 상대 선수 볼을 집어 올렸다는 것이다. 규칙 13.3b에 의해 코르다의 이 홀 성적은 이글로 인정됐다. 삭스트룀은 홀에 들어갈 상황이 아니었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결국 이 홀을 이긴 미국이 이 경기에서 1홀 차 승리를 거뒀다. 13번 홀이 승부를 가른 셈이 됐다.


코르다는 “경기위원이 먼저 말을 걸었고 나는 발언권조차 없었다”며 “그런 식으로 이기기를 원하지 않았다. 삭스트룀이 괜찮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삭스트룀은 “10초 규정을 어긴 건 맞지만 나는 진실성과 골프의 명예를 믿는다. 들어갈 기회가 있는 퍼트는 절대 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규칙 논란에도 유럽은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의 인버네스 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승점 5.5 대 2.5로 앞서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유럽은 역대 전적(6승 10패)과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지만, 2019년 영국 스코틀랜드 홈 경기에 이어 2연패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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