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민노총, 전태일의 풀빵 정신으로 돌아가야”[세종·충북 경선]

“노동조합 없는 노동자·산업재해 피해자 살펴야”
“민노총, 총파업만 부르짓는 일 그만 했으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5일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세종·충북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5일 “사회적 책임 져버린 투쟁조끼는 노동자의 이익을 지키지 못한다. 정치적 영향력을 져버린 머리띠는 노동조합의 권위와 국민적 신뢰를 묶어주지 않는다”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게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리더십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민노총 출신으로 노동운동을 하며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세종·충북 경선 합동 연설회에서 “전태일의 풀빵 정신으로 돌아가야 민노총과 노동운동의 권위와 신뢰가 되살아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태일 정신을 따르겠다고 했다. 그는 배고픈 어린 여공을 위해 자기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주고 자신은 청계천에서 창동까지 밤길을 걸어갔다”며 “그 정신에 따르면 우리는 이제 노동조합조차 없는 사람들, 근로기준법의 적용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 산업재해의 위험에 방치된 열악한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민노총이 대화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서 총파업만 부르짖으며 스스로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일은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당내 다른 후보들의 공약을 두고 “다음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는 무책임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서로 앞다퉈 나랏돈을 물 쓰듯 하는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며 “군 제대한 청년에게 3,000만원 주겠다, 스무살 된 청년에게 1억원씩 주겠다고 하는데 청년을 위한 공약이라지만 결국 청년들의 미래 등골을 빼먹는 무서운 공약”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늘 반짝 화려하고 털어먹을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 더 큰 번영을 준비하겠다”며 “튼튼한 안보, 실력 있는 경제 능력, 지속가능한 복지 제도가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유능한 진보의 길이다. 그 길을 걷겠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연설문 전문.



존경하는 더불어민주당 당원동지 여러분!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발상 전환의 정치, 새로운 길 박용진!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기호 5번 박용진입니다.



어제 대전?충남에서민주당 당원동지 여러분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 박용진이 우리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의 미래세대를 위한 변화의 요구를 반드시 담아내겠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김대중의 40대 기수론 이후 두 번째 정치혁명을 노무현 돌풍 이후 두 번째 한국 정치의 대파란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 변화의 시작. 박용진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국민이 바라는 변화를 실행하겠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 정책을 제시하고 10명 안팎의 3,40대 젊은 세대를 입각시켜 박용진 정부를 ‘청년 정부’로 구성하겠습니다.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해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캠프에 줄만 잘 서면 한 자리씩 나눠먹는 낡은 권력이 아니라 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정부로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기틀을 다지는 미래권력을 책임지겠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을 해내겠습니다. 국민연금의 개혁, 공무원 연금과의 통합, 연공서열 중심에서 직무급제로의 전환, 제대로 된 교원평가제 실시로 무능하고 문제있는 교원퇴출이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반발합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습니다. 이런 제안을 했다고 관련 단체에서는 벌써 욕도 많이 먹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살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오늘 욕먹고, 비난받고, 지지율 손해를 보더라도 오늘 해야할 일을 내일로 미뤄서는 안 됩니다.



오늘 박수받기 위해 미레세대를 희생시키면 안 되고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선진강국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정직한 소신과 용기를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노동계에도 제안합니다. 대공장, 정규직, 고임금 노동자만을 위한 노동운동이 아닌 노동조합조차 없는 90%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운동, 플랫폼 노동자들, 초단기 노동자들 등 새로운 노동형태의 종사자들을 포괄하기 위해 노력하는 노동운동이 되어야 합니다.



70년 넘은 낡은 근로기준법을 바꾸는 일, 공무원, 교사 등 고용이 보장되어 고용보험 가입이 필요없지만 고용보험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비정규직, 배달 라이더들과 플랫폼 노동 종사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무원, 교사의 고용보험 가입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일 등 한국사회의 기본 틀을 바꾸기 위한 리더의 역할을 해주십시오.



저는 노동운동을 지원하다가 세 번이나 감옥에 다녀온 사람입니다. 민주노총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노동운동 세력이 한국 사회의 선도적 역할을 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옥고를 치른 일을 놓고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아니 사실은 두 번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한 번은 2005년 기아차 노초 간부들이 돈을 받고 취업비리를 저질렀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입니다.



정작 나는 가족을 위해 돈 한 푼 벌어다 주지 못하면서 몇 년씩 감옥살이를 하는데, 노동운동가들이 취업비리를 저질렀다는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택배 대리점주의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한 소식을 듣고 어쩌다가 민주노총이 또 다른 약자 위에 군림하는 세력이 됐나 싶어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이런 식의 노동운동에 화가 치밀고 정말 부끄럽습니다.



우리는 전태일 정신을 따르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전태일 열사는 배고픈 어린 여공들을 위해 자기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주고는 자기는 청계천에서 창동까지 밤길을 걸어갔던 사람입니다. 자기는 더 약한 사람들을 위해 결국 자기의 목숨까지 내놓았던 사람입니다.



전태일 정신을 따른다면, 지금 노동조합조차 없는 사람들, 근로기준법의 적용과 보호조차 못 받는 사람들 고용 불안과 산재위험에 방치된 열악한 현장의 노동자들, 급격한 산업변화로 노동자인지 조차 불분명한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먼저 고민하는 노동운동이어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 정치적 타협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박용진 정부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반영하되 미래를 준비하는 적극적 대화 노선을 걷겠습니다.



민주노총도 대화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고 총파업만 부르짖으면서 스스로 정치적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일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져버린 투쟁조끼가 노동자의 이익을 지켜주지 못합니다. 정치적 영향력을 져버린 투쟁의 머리띠가 민주노총의 권위와 국민적 신뢰를 묶어주지 않습니다. 전태일의 풀빵 정신으로 돌아가야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의 권위와 신뢰가 살아납니다.



저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는 정치 지도자이고자 합니다. 우리 노동운동 지도자들도 그럴 준비가 되어 계십니까?



담장 안, 단위 노조의 테두리에 갇히지 말고 전국적으로 적극 연대하고 청년 노동자들과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을 보호하여, 한국 사회의 변화를 선도해 주십시오. 오늘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거부하지 않기를 당부드립니다.



이 자리에 계신 대선주자들과 동료 정치인들에게도 말씀드립니다. 우리 미래를 이야기합시다! 오늘 하루 당장 박수받고 표 얻을 생각만 하지 맙시다!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고 다음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공약, 재정을 밑도 끝도 없이 동원하려는 태도는 무책임 그 자체입니다. 국가부채 1,000조 시대에 국민들 걱정이 큽니다.



그런데 우리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서로 앞다퉈 나랏돈을 물 쓰듯 하는 공약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대학 미진학자에게 1천만 원 주겠다. 세금으로, 군 제대한 청년에게 3천만 원 주겠다. 세금으로, 스무살 된 청년에게 1억씩 주겠다. 세금으로,



청년들을 위한 공약이라지만 그 청년들의 미래 등골을 빼먹는 무서운 공약 아닙니까? 이런 정책이 지속가능합니까?



벚꽃처럼 오늘 반짝 화려하고 다 털어먹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2030 청년들과 우리 후손들에게도 장미꽃 향기 가득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물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오늘의 번영을 즐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더 큰 번영을 준비하겠습니다. 강력한 경제성장 정책으로 일본경제를 압도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 주도권을 행사하는 나라,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민주당의 세대교체, 대한민국의 시대교체를 만들어가는 유능한 진보의 길, 미래를 준비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튼튼한 안보, 실력있는 경제능력, 지속가능한 복지제도를 약속합니다.



이 세 가지가 민주당이 가야 할 유능한 진보의 길입니다. 중도개혁의 정치, 실사구시의 정책, 뉴 DJ의 길을 걷겠습니다.



20년 전 초고속인터넷 고속도로를 깔아 오늘날 정보화 강국 대한민국의 초석을 만들고, 북한의 무력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햇볕정책 1호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서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었던 김대중 대통령의 길을 가겠습니다.



수출로만 먹고 사는 나라가 아니라 국가도 재테크를 통해 돈을 버는 나라 나라도 부자로, 국민도 부자로 만들어 국민자산 5억 성공시대를 여는 국부펀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내 집 마련, 내 차 마련, 아이들 교육, 가족의 건강, 든든한 노후자산, 우리 국민의 5가지 소망을 책임지겠습니다.



뻔한 인물, 뻔한 구도, 뻔한 주장으로 가면 우리는 뻔하게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인물, 새로운 비전과 가치 박용진이 후보가 되어야 우리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습니다.



박용진은 다음이 아닌 지금입니다. 반드시 이길 후보 박용진을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뽑아주십시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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