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언제까지 '숨은 태양광'만 찾을텐가



경제부=양철민 기자



“겨울철에는 태양광발전 기여도가 낮다는 기사가 실리고 있습니다. 겨울철 태양광 기여도를 데이터로 정리해주십시오.”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해 태양광발전 기여도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며 주무 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를 압박했다. ‘태양광 띄우기’ 작업에 여권 정치인뿐만 아니라 청와대까지 적극 나서며 힘이 붙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신재생 비율을 산정할 때 일부 태양광발전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은 계량되지 않는다”며 ‘숨겨진 태양광’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산업부는 일주일 만에 관련 자료를 배포했다. 당시 산업부는 “7월 기온이 높은 피크 시간인 14∼16시에 태양광발전 비중은 총전력 수요의 11.1%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숨은 태양광의 높은 발전량을 자랑했다.


하지만 숨은 태양광의 효과를 강조할수록 기후나 날씨 등에 발전이 좌우되는 태양광의 단점이 부각된다는 점은 잊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 초 태양광발전의 피크 기여도는 0.4%에 그쳤다. 올 여름 피크 시간대 전력계통망에 접속된 태양광발전이 전체 태양광발전의 4분의 1 수준이라는 점에서 보면 전력구매계약(PPA) 및 자가용 발전 비중을 더한 겨울철 전체 태양광발전의 피크 기여도는 2%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다.


태양광의 여름철 높은 피크 기여도는 송배전망 부담 가중 및 화석연료 의존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태양광발전량은 13시에 피크를 기록한 뒤 7시간 뒤인 20시경에는 일몰로 발전량이 0 수준으로 떨어진다. 태양광의 빈자리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 등 기존 화력발전이 메워야 한다. 7월 기준 LNG와 유연탄이 전체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9.6%포인트 늘어난 72.7%를 기록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태양광의 높은 발전량을 충분히 홍보하면 탈원전 관련 비판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공급 관련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숨겨진 태양광 찾기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과속 정책에 따른 문제점 보완에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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