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혼다·GM “전기차 부품 절반 이상 공유”

개발·조달 비용 대폭 감축 가능
제품 표준화로 가격경쟁력 확보

일본 혼다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더스(GM)가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자동차(EV)에 들어가는 부품의 절반 이상을 공유하기로 했다. 비용 절감을 통해 EV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부품 표준화를 위해 GM에 EV 플랫폼 설계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혼다는 현재 중소형 EV에 채용되는 ‘e 아키텍처’로 불리는 플랫폼을 개발 중인데 이를 GM과 공유하기로 했다. 플랫폼을 함께 만들면 EV의 핵심 부품인 모터·배터리·인버터(전력전환기)를 표준화할 수 있다. 사실상 디자인만 다른 EV를 만들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제품 표준화로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닛케이는 “부품 개발 비용뿐 아니라 동일 부품의 대량 발주로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양 사 간 협업은 생산비 절감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회사의 EV 관련 협업 강화는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가 부품 공유를 통한 원가 절감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미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은 EV 전용 플랫폼 개발을 마쳤고 모터·배터리·차대 등 전기차 부품의 약 70%를 공유하기로 했다.


일본 도요타는 다이하쓰공업·스즈키와 경차를 포함한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제휴했고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도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합종연횡 움직임에 대해 닛케이는 “EV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시장 참여를 검토 중인 애플 등 다른 업종 기업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기존 자동차 대기업은 규모 확대와 비용 절감 등으로 주도권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가격 경쟁도 본격화했다. 지난 6월 미쓰비시자동차는 오는 2023년까지 EV ‘미니캡 미브’ 가격을 현행 240만 엔(약 2,443만 6,320원)에서 192만 엔(약 1,955만 9,424원)으로 20% 낮춘다고 발표했다. 2인승 EV를 제외하고 일본에서 출시되는 EV 중 최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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