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시간 고작 2분…검증 빠진 野 공약 발표회

尹 "규제 혁파" 洪 "한미 핵공유"
사실상 첫 토론회 '빈수레' 지적

원희룡(왼쪽부터), 장기표, 최재형, 황교안, 안상수, 박찬주, 장성민, 박진, 홍준표, 윤석열, 하태경,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첫 토론회 성격을 갖는 공약 발표회가 열렸지만 질의응답 시간이 2분에 그쳐 후보 상호 간 검증 없는 ‘빈 수레 발표회’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뿐 아니라 오는 15일 1차 예비 경선(컷오프)까지 제대로 된 토론회 한 번 없는 이례적인 경선이 치러지게 될 형편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7일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1차 경선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7분간 정책 공약을 소개했다. 7분간 공약을 발표한 뒤 사전 추첨을 통해 지정된 다른 후보가 1분 동안 질문을 하고 답변 역시 1분으로 제한해 전체 질의응답은 2분에 그치는 빈약한 토론을 이어갔다.


질문마저 날카롭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권 1위 주자인 윤석열 후보 질문자인 원희룡 후보는 “현장 중심의 맞춤형 직업훈련은 현재에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물어 윤 후보의 공약을 파고들지 못했다. 윤 후보 역시 원 후보에게 ‘코로나 경제회복기금 100조 원’의 구체적인 운용 방법을 물어 오히려 정책 설명을 돕는 식이었다. 홍준표 후보의 질문을 맡은 안상수 후보는 “강성 귀족 노조는 자유경제의 암이니 제거해야 한다”며 홍 후보 의견에 찬성한다는 데 1분을 모두 사용했다.


다만 당 차원의 공약 발표회를 통해 보다 선명한 정책 경쟁을 예고했다. 윤 후보의 경우 “일자리 수요 공급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며 “규제 영향 분석 전담 기구를 설치해 일자리 창출에 방해되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차기 정부 출범 즉시 약 80여 개의 대표적인 규제를 폐지하겠다”며 “고용 효과가 큰 비대면·의료·문화 콘텐츠 분야의 벤처기업 중 국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집중 지원해 유니콘 기업 약 50여 개를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홍 후보는 정치·경제·안보 정책의 대전환을 제안했다. 대통령 긴급재정명령을 통한 강성 노조 철폐, 한미 핵 공유 등을 공언했다. 유승민 후보는 ‘집밥’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민간 주도 공급 정책을 통한 부동산 문제 해결과 사회 서비스 일자리 100만 개 창출 등을 제시했다. 최재형 후보는 청와대를 비롯한 불필요한 정부 조직 규모 대폭 축소 및 다양화·유연화를 통한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혁 등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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