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흔드는 '무야홍'…미풍인가 태풍인가

尹 턱밑추격에 與 후보 앞질러
"공약 선명, 이미지 쇄신 성공" 속
"역선택 효과 덕…더 지켜봐야"

윤석열 흔드는 무야홍…미풍인가 태풍인가
홍준표 대선 예비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의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일부 조사에서는 유력 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바짝 따라잡았다. 인터넷 검색과 동영상 조회 수 증가세가 확연할 정도로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바람이 불고 있다. 다만 홍 후보의 바람이 역선택의 효과인지 등은 좀 더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여전하다.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후보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로 지난 3~4일 실시한 ‘범보수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26.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6~7일 실시한 조사 결과(13.6%)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윤 후보(28.2%)를 오차 범위 내로 따라붙었다. 홍 후보의 경쟁 캠프에서는 여권 지지층의 전략적 역선택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홍 후보 지지율은 18.5%에서 32.3%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 측은 본선 경쟁력을 입증하는 ‘교차 투표’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윤석열 흔드는 무야홍…미풍인가 태풍인가



주목할 것은 홍 후보의 지지율이 여권 지지자 외에도 고루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의 홍 후보 지지율은 7.5%에서 23.8%로 뛰었다. 같은 기간 윤 후보의 감소한 지지율(62.3%→52.7%)보다 더 큰 상승률이다. 즉 홍 후보는 윤 후보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로부터도 지지자를 흡수했다.


홍 후보에 대한 관심 증가는 수치로 나타난다. 유튜브 분석 서비스인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홍 후보 채널인 ‘TV홍카콜라’ 구독자는 4~7월 42만 명 선에 머물다 7월 21일 43만 명을 돌파하더니 이달 3일 46만 명까지 급증했다. 지난달 10만 명대를 유지하던 하루 조회 수는 이달 들어 40만~60만 명대를 오가고 있다. 검색량도 늘었다.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지난 한 달간 홍준표·윤석열 검색량을 비교해보면 홍 후보는 지난달 24일 처음 윤 후보를 제친 뒤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진 이달 2일 뒤졌다가 5일 역전했다.


이런 약진에 홍 후보가 이미지 쇄신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홍 후보는 최근 행보에서 지난날 이미지 손상의 원인이었던 막말을 삼가고 있다. 또 사시 부활과 모병제 등 선명한 공약으로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도 과시하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개헌 공약도 내놓았다. 이 공약은 국회를 양원제로 만들고 상원 50명, 하원 150명으로 축소하는 한편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한다.


홍 후보가 윤 후보 측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대립 구도에서 이 대표 편에 섰던 덕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대표를 지지하던 젊은 세대들이 홍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18~29세의 지지율이 8.3%에서 31.4%로 가장 크게 뛰었다. 홍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확장성이 크다는 점도 강점이다. 민주당 본경선에서 탈락한 후보 지지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배신한 검찰총장’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진 윤 후보보다는 서민 이미지가 있는 홍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홍 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자의 지지율로 ‘골든크로스’를 일으킨다면 대세론이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후보가 정권 교체를 담을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홍 후보가 그 틈을 파고드는 모양”이라며 “홍 후보가 막말, 강경 보수 이미지를 돌파하고 정책으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지지세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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