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 성장 동력을 잃어 결국 ‘중위 소득(middle income) 국가’에 갇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일(현지 시간) 파스칼 라미(사진) 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글로벌 시장 자본주의로부터 더 많은 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것은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경제 성장 국면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먹구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시 주석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의지는 기술 산업에서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미 전 사무총장은 “디지털 산업은 이념과 기술의 결합체”라며 “이념적으로 중립적인 자동차 산업이나 의류 산업보다 미중 갈등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수출 전체를 내수로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는 결국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져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중진국 함정이란 국가가 중간 소득 수준에 도달한 뒤 성장이 둔화하는 현상이다. 라미 전 사무총장은 제조업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중국이 미래 산업이자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는 열쇠가 될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디커플링을 추구하면 고소득 국가로의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라미 전 사무총장은 중국이 자국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WTO가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 시스템과 시장 자본주의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극복하겠느냐”며 “WTO가 디지털 경제에서 중국과 세계의 공존을 모색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