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쿠데타에 대한 중국의 이중적인 태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아프리카 기니 쿠데타에 대해서는 단호한 ‘반대’를 표시했는데 이는 지난 2월의 미얀마 쿠데타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준 것과 달랐다. 기니에서는 쿠데타에 대해 중국의 이익이 침해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 반면, 미얀마 쿠데타 세력은 중국에 더 우호적이라는 점이 차이로 해석됐다.
7일 베이징 외교가와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전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쿠데타(政變奪權)에 반대하며 알파 콩테 (기니) 대통령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쿠데타 세력을 비판한 후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침착하게 자제력을 유지하며 대화와 협의를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 2월 1일 브리핑에서는 “중국은 미얀마의 우호적인 이웃국가며 우리는 미얀마의 모든 당사자들이 헌법과 법률 안에서 이견을 적절히 해결하고 정치적·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만 말했었다. 이는 미얀마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불러왔다.
이런 차이는 기니와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국가이익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외교 소식통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로 인해 중국이 손해 본 것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아웅산 수치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었지만 이미 군부와도 수십년간 교류를 해왔다. 실제로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킨 후 지금까지도 적극적으로 중국의 이익을 지켜주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에 기니에서는 중국이 잃을 것이 더 많다. 기니에는 10여 곳의 중국 자원개발 업체가 진출해있으며 중국은 알루미늄 원료인 보크사이트 해외 수입량의 상당 부분을 이 나라에 의존하고 있다. 기존 정부와의 맺은 계약을 새로운 쿠데타 세력이 인정할 지가 중국의 우려인 셈이다. 보크사이트 최대 공급국인 기니의 쿠데타 사태는 당장 알루미늄 가격을 10여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등 중국과 해외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기니에서의 쿠데타가 해외에서의 국가 이익을 지킬 수 있을지에 관한 중국의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니 사태는 중국의 아프리카 사업 전체에 대한 불안정성도 확산시키고 있다. 현재 중국은 원자재 채굴에서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에서 광범위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들 중 상당수의 국가가 정정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장악에 성공한 것에 고무된 아프리카의 다른 이슬람 테러조직들이 준동하고, 탈레반과 교류를 추구하면 아프리카 내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CNA의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국장인 제프리 베커는 “중국군이 향후 아프리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테러조직에 자신들의 이익이 위협받게 되면 분명히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