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식어가는 中, 중기에 54조원 공급

소비부진 등 경기둔화세에
연말까지 재대출 한도 확대

중국 베이징의 한 공원에 있는 공산당 선전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의 하반기 경기 둔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재대출(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빌려주는 신용대출) 확대 등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다만 지나친 통화 팽창이 심각한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로 추가 완화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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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전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판궁성 외환관리국장은 “9월부터 연말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재대출 한도를 3,000억 위안(약 54조 원) 늘릴 것”이라며 “시중은행은 이를 낮은 금리로 수요자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의 적극적인 대출 독려로 시중은행의 소기업 대상 마이크로론 잔액이 지난 7월 말 현재 17조8 ,000억 위안으로 1년 전보다 29.3%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7월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1조 위안(약 180조 원)을 공급했다. 지난달 말에는 “재대출·재할인 확대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이 금리 인상 등 출구정책을 모색하는 가운데 중국만 엇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소비 부진 등 경기 둔화세가 현저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소비는 계속 줄어 7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0.13%(전월 대비)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2월을 제외하고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이다.


다만 지나친 유동성 공급이 이미 커진 부실과 부채를 늘릴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날 회견에서 쑨궈펑 통화정책국장은 “여러 정책 도구를 종합적으로 운용해 통화를 공급하고 있다”며 “매우 심각한 기초 통화 부족 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재대출 확대와 다소 모순되는 언급이다. 그만큼 최근 경기 상황이 불안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인민은행의 유동성 확대 움직임에 중국 상하이 증시는 이달 들어 4%나 상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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