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공모주 청약 열기 식나"…카카오페이 '좌불안석'

■국내 플랫폼株 '규제 공포'에 급락
청약 내달 5~6일 예정대로 진행
서비스 조회 화면 등 개선 방침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카카오페이가 갑작스러운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에 좌불안석의 처지가 됐다. 카카오페이는 당국이 펀드·보험 등 투자 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없게 하더라도 자회사를 통해 별도의 라이선스 확보 없이 관련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청약을 앞두고 투자 심리가 식을 수 있어 걱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7월에도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공모가를 낮추며 한 차례 공모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8일 금융 당국이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금융 상품 관련 서비스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중개’ 행위로 판단해 시정 조치를 내렸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다”며 공모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의 한 관계자는 “현재 투자·보험 등의 상품은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 KP보험서비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며 “별도의 라이선스 확보 없이도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금소법상 ‘중개 행위’에 해당하지 않도록 상품 설명과 서비스 조회 화면 등을 개선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삼성화재 상품을 가입할 경우 소비자가 카카오페이가 아닌 삼성화재 상품에 가입하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이달 29~30일 기관투자가의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10월 5~6일 일반 청약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하지만 전격적인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로 공모 과정에 투자 열기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는 지울 수 없는 형편이다. 실제 카카오페이가 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투자·보험·대출 등의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의 매출은 2,844억 원으로 이 가운데 금융 서비스(투자·대출·보험) 매출은 644억 원에 달한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방안이 당장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당국의) 방침이 공모주 투심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카카오 계열사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진 점도 (공모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금융 플랫폼 업체가 자칫 송금과 결제 서비스만 남은 껍데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하고 있다.


다만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인허가를 받은 중개업자가 있으면 사업을 못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카카오페이는 현재 증권·보험·대출 주선에 대한 중개업 인허가를 자회사를 통해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상에 명시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규제 자체로만 보면 크게 문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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