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원 시장 빅3인 지니뮤직(043610)이 오디오북을 선도하는 밀리의 서재를 인수한다. 밀리의 서재는 누적 회원이 350만 명에 달하는 전자책·오디오북 콘텐츠 플랫폼이다. 지니뮤직 최대주주인 KT(030200)는 음원 플랫폼에 전자책 콘텐츠를 덧붙여 구독 경제 사업을 강화하게 됐다. 밀리의 서재 역시 지니뮤직과 KT의 방대한 고객 인프라를 활용하는 성장 엔진을 마련했으며 향후 기업공개(IPO)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 창업주인 서영택 대표와 특수관계인 주식 일부 및 VC들의 지분을 사들여 밀리의 서재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 신주 발행에도 참여해 전체 지분의 30~40%가량을 인수해 안정적인 대주주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를 인수하면서 기업가치를 1,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지니뮤직은 KT가 지분 36.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CJ ENM(15.45%)과 LG유플러스(12.78%)도 주요 주주로 포진해 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의 가온차트 지난해 리뷰에 따르면 지니뮤직은 음원 시장 점유율이 15.1%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37.5%), 드림어스컴퍼니의 플로(15.9%)와 함께 3대 업체이며 최근에는 플로를 제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음원 사업 빅3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니뮤직은 전자책·오디오북 콘텐츠를 추가해 구독 경제 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현모 KT 사장이 공을 들이는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에도 밀리의 서재 인수가 기여할 것이라고 정보통신 업계는 예상한다. 오디오북 회사 인수로 언어 발화 등 음성 관련 AI 기술을 다수 확보해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니뮤직은 고객 음악 감상 이력 기반의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밀리의 서재도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제2의 도약에 나서게 된다.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오디오북 시장에서 리디와 격돌 중인데 KT와 지니뮤직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해 결합 상품 등을 내놓으면 회원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밀리의 서재는 광고 선전비로 63억 원가량을 투입해 매출 192억 원에도 불구하고 4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 VC 관계자는 “KT와 지니뮤직이 그동안 구축한 플랫폼과 인프라, 결합 상품 등을 이용하면 소모성 경비를 줄이고 회원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밀리의 서재는 내년부터 영업 실적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돼 IPO 추진 계획도 세워놓고 상장 주관사를 미래에셋증권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