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땡볕에도 “오는 게 도리”…與 대구·경북 경선장 ‘북적’

합동 연설회장에 지지자들 집결
정세균 지지 퍼포먼스 눈에 띄어
거리두기 관련 당-지지자 마찰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11일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지역 순회 경선이 열리는 대구 인터불고 호텔 앞에 서 있다. /이희조 기자

“내가 민주당 지지하는 대구시민인데 이런 큰 행사에는 오는 게 도리죠. 코로나 걱정이 없는 건 아닌데, 그래도 빅 이벤트는 놓칠 수 없어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A씨는 11일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지역 순회 경선 합동 연설회가 열리는 대구 인터불고 호텔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낮이었음에도 행사장 앞은 100여 명의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지지자들은 파란 바람개비나 현수막을 들고 자신이 지지하는 경선 후보의 이름을 외쳤다.


앞서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대의원 등의 현장 투표를 원칙적으로 없애고 온라인과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을 취하기로 했지만 이날 모여든 인파는 적지 않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지지자들이 11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지역 순회 경선이 열리는 대구 인터불고 호텔 앞에서 지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희조 기자

가장 눈에 띄는 퍼포먼스를 보인 이들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지지자들이었다. 이들은 행사 시작을 1시간 정도 앞두고 호텔 건물 주변을 돌며 구호로 ‘정세균’을 외쳤다. “강한 대한민국, 강한 경제”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치켜든 상태였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이들도 다수 집결했다. 지지자들은 파란 옷을 입고 호텔 입구에 줄지어 서서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외쳤다. 후보들이 행사장에 도착하자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마찰도 잠시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가 거리두기를 당부하면서 입구 쪽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에게 외곽으로 빠져달라고 했지만 일부 지지자들이 물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녀나 연인을 데리고 온 지지자들도 있었다. 자녀와 함께 행사장에 온 대구시민 B씨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이는 우리 가족 모두의 바람”이라며 “우리 지역에서 큰 행사가 열렸으니 아이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11일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순회 경선이 열린 대구 인터불고 호텔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QR코드를 찍는 등 입장 절차를 밟고 있다. /이희조 기자

대구에서 코로나19 산발적 감염이 지속되는 만큼 방역도 철저히 이뤄졌다. 입구에는 체온 측정기와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QR코드 기계도 설치돼 모든 행사 방문객의 출입 정보가 기록됐다.


호텔 정문에 놓인 대형 스피커에서는 개인 간 거리를 유지해달라는 내용의 방송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지난주 충청권 경선에서 방역 수칙 위반 문제가 제기된 이후 방역에 특히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제 제기가 있었으니 아무래도 신경을 쓰게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충청권 경선이 종료된 다음날인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지지자들이 최대한 모이지 않도록 권고하고 이끌어나가는 것이 (당) 선관위의 역할”이라며 “합동연설회장 외부에 모일 수 있는 공간에 대해서 (모임을) 차단하고 (지지자들에게) 방역지침을 계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께 대구·경북 지역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투표 대상은 대의원·권리당원, 현장 투표를 신청한 국민·일반당원 등 1만 6,170명이다. 결과는 온라인·ARS·현장 투표를 합산해 발표된다.


오는 12일에는 강원 순회 경선 결과와 함께 국민·일반 당원 64만 명의 투표 결과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1차 슈퍼위크’가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광주·전남(25일), 전북(26일) 등을 거쳐 다음달 10일 서울에서 순회 경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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