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독일 뮌헨에서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1'이 열렸어요.
모터쇼가 왜 여기서 나와...?싶은 용사님도 많을 거예요. 자동차는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9%(2018년)를 차지하는 못된 업종(?!)이니까요. 하지만 살다 보면 자전거나 대중교통으로 해결이 안 될 때도 있어요(현대사회란…).
신기술&신차를 모아놓은 모터쇼에서 그나마 대안을 찾아볼 수 있어요. 그래서 이번 IAA의 친환경차 트렌드를 정리해 봤어요. 용사님들 나중에 차가 필요해질 때 도움이 되길요.
제일 화제가 된 녀석은 BMW의 'i비전 서큘러(맨 위 사진)'. 워낙 잘 나가는 회사에서 내놓은 데다 심지어 100%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서 눈길이 집중됐어요. 철로 만든 차체, 내부에 들어가는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고무, 유리창, 시트까지 전부 재활용 소재로 만들었대요. 나중에 차의 수명이 다하더라도 다시 분해해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근데 i비전 서큘러는 컨셉트카예요. '컨셉트카=컨셉 잡아서 만든 샘플'이라고 이해하면 돼요. 실제로 출시될지, 실제 모델이 컨셉트카 버전과 얼마나 비슷할지는 아직 몰라요. BMW에서 2040년쯤 i비전 서큘러(혹은 비슷한 재활용차)를 출시할 거라고 밝히긴 했대요.
이스라엘 기업인 '시티 트랜스포머'의 접는 전기차 'CT1'은 무엇보다 귀여워요. 주차할 땐 바퀴를 안으로 접는 시스템. 접으면 폭이 1미터로 줄어서 주차장 한 칸에 4대를 쪼로록 세울 수 있어요. 완충 후 최대 주행 거리는 180km, 최고 속도는 90km까지 나온다는.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 접수 중이고 가격은 약 1,723만원.
올해도 계속되는 IAA의 트렌드는 전기차. 벤츠는 EQE, EQG를 포함해서 새 전기차 4종을 공개했어요. EQE는 E클래스급의 세단 전기차, EQG는 G바겐(G클래스)의 전기차 버전 컨셉트카예요. G바겐은 각잡힌 디자인이 참 예쁜 차죠.
귀엽기로 유명한 BMW 미니도 전기차이자 캠핑카인 '미니 비전 어바너트'를 선보였는데, 그야말로 시선 강탈. 폭스바겐의 도심형 소형 전기차인 ID.라이프도 IAA서 최초 공개됐어요. 폭스바겐(=독일어로 '국민자동차')이란 이름답게 튀는 구석 없이 무난해 보여요.
우리나라 현대차도 질 수 없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전기차 모델이 아이오닉5인데, 아이오닉5를 바탕으로 만든 무인 자율주행차(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이번 IAA에서 공개됐어요.
전기차는 석유로 달리는 차량보다 나은 선택지지만 주행 거리가 관건이에요. 그런데 이번 IAA를 보니 완전 충전한 후 주행 거리가 확연히 늘어나긴 했더라고요. 벤츠 EQE는 완충(급속 충전은 불과 32분만에!)하고 660km를 달릴 수 있대요. 아우디의 럭셔리 컨셉트카인 '그랜드스피어'는 750km. 실제 도로 주행 거리는 수십~100km까지 차이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요즘 자동차 회사들도 친환경에 많이 신경을 쓰긴 해요. 벤츠 회장은 "2030년부턴 신형 자동차는 전기차만 만들겠다"고 했대요. 벤츠는 차분하고 세련된 주행감으로 유명한데(고성능 브랜드인 'AMG'가 붙으면 엄청 스포츠카 느낌이지만요), 전기차 버전이면 그런 특징이 더 살아날 것 같아서 기대돼요.
현대차도 2040년까지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8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고 공언. 전세계 현대차 공장에서 쓰는 전기도 100% 재생에너지(2045년까지)로 바꾸겠대요.
이런 변화가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것만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EU 내에서의 휘발유·경유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어요. 이런 규제에 맞추려면 자동차 회사들은 싫어도(?) 열심히 친환경차를 만들어야 되는 상황.
사실 용사님들에게 제일 추천하고픈 지구 사랑 방법은 아예 자동차를 사지 않는 것!이에요. 과학 학술지인 IOP사이언스에 따르면 한 사람이 최대한 재활용(뭐든지간에) 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탄소감축량은 연간 0.2톤, 비건식을 했을 땐 1.1톤이고 자동차를 사지 않을 땐 2.4톤이래요. '아이 한 명 덜 낳기'가 무려 58.6톤이라는 사실에 자꾸 눈길이 가긴 하는데 어쨌든 자동차 없는 삶이 최선이긴 해요. 하지만 가정에 거동이 불편한 분이나 영유아가 있다면 어쩔 수 없으니까요. 언제나 좀 더 나은 길을 찾아가는 삶,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