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공공 보건의료 데이터도 활용할 수 있을지 보험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보공단의 데이터양이 심평원보다 더 많은 만큼 데이터 확보 시 고령자·유병력자 상품을 더욱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KB생명·현대해상 5개 보험사는 건보공단에 공공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을 신청 접수했고 오는 14일 3차 심의위원회가 개최된다. 지난달 열린 1·2차 심의위에서는 신청 보험사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3차 심의위에서는 심의위원들 간 토론 및 심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이날 보험사들의 데이터 이용 여부가 최종 결정 나지 않고 연기될 수 있다.
앞서 삼성생명·한화생명·KB생명·메리츠화재·삼성화재·KB손해보험 등 6개 보험사가 심평원으로부터 공공 의료 데이터 이용을 최종 승인받으면서 보험사들의 공공 의료 데이터 활용문이 열렸다. 심평원 데이터는 1년 단위의 분절된 통계값인 반면 건보공단 데이터는 다년간 추이 파악이 가능한 시계열 통계값과 건강검진 자료 등이 있어 데이터가 더 풍부하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보공단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기존에 보장하지 않았거나 보장 시에도 보험료가 높았던 질환 등에 대한 담보 위험을 보다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합리적인 보험료 산출 및 보장 범위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지난 2014~2017년 심평원 데이터를 활용해 신상품을 개발했다. 하지만 2017년 데이터 제공이 중단되면서 미국·일본 등 해외 자료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우리 소비자들에게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보험사들에 데이터 제공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의료계와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는 민감한 개인 의료 정보가 유출되거나 보험사가 의료 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보험 가입 제한 등에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2014~2017년 보험사가 심평원 데이터를 활용했을 당시 비식별 처리된 표본 자료로 개인 추적 및 특정이 불가능했고 개인 정보 유출, 가입 거절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이번에 최종 승인을 받은 심평원 공공 보건의료 데이터도 신청한 보험사들이 심평원의 데이터를 직접 제공받는 것이 아니며 사전 허가를 받은 연구자가 심평원의 폐쇄망에 접속해 데이터를 분석한 후 그 결과값만을 통계 형태로 반출할 수 있는 등 엄격한 관리를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