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나스닥을 빼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상승했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환자 수가 감소하고 어린이용 백신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3가지 위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학교와 화물비용, 증세인데요. 기존에 거론되던 것도 있지만 관심이 커지고 있는 사안들 위주로 꼽아봤습니다.
9월에 새학기가 시작되는 미국은 대면수업이 원칙입니다. 제 아이도 8일부터 학교에 나가고 있는데요. 문제는 델타변이 확산에 문을 열었던 학교들 가운데 다시 휴교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겁니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현재 1,700개의 학교가 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고 합니다. 물론 미 전역 10만 개가량의 학교 중에서는 일부입니다. 다만, 문을 닫는 학교가 전주 대비 21% 늘어날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빠릅니다. 38개 주에 걸쳐 휴교 학교가 나오고 있고 지금은 남부와 남동부에 집중돼 있지만 점점 위쪽으로 올라오고 있는데요. 날씨가 더 추워지면 뉴저지와 뉴욕,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등 북동부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겠습니다. CNBC는 “경제활동 재개가 계속되고 있지만 순조롭지는 않다. 상당 수의 학교가 문을 열었는데 아직 그 수가 작지만 빠른 속도로 문을 닫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중요한 것은 ‘3분 월스트리트’에서 몇 번 짚어드렸듯 아이가 학교를 못 가면 부모들이 일하러 갈 수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저학년을 포함해 어린 아이를 홀로 집에 두면 절대 안 됩니다. 이웃 주민들이 진짜로 경찰에 신고합니다. 아이를 봐주는 분을 구할 수도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사람 구하기도 쉽지는 않죠.
그래서 아이가 학교에 안 가면 애들 때문에 가정에 머물러야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면수업을 고집한 것도 경제활동 재개와 고용 회복, 임금 인상발 인플레이션 가능성 차단을 원했기 때문인데요. 지금처럼 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나면 노동공급 부족과 경제활동 둔화가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학교가 문을 닫는 또다른 변수가 있는데요. 학교 자체의 인력 부족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교사와 학교 간호사, 스쿨버스 기사를 못 구해 야단입니다. 제 아이 학교도 간호사가 현재 없습니다.
여기에 스쿨버스 기사 부족은 학교가 문을 못 여는 중요한 이유가 되는데요. 앞서 조지아주 애틀랜타 남부의 그리핀-스폴딩 카운티 교육청이 스쿨버스 기사 2명과 탑승 근무자 1명이 코로나19로 숨지자 버스 기사 부족으로 대면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스쿨버스의 의미가 남다릅니다.
다만, 델타변이 리스크의 또다른 핵심 축인 학교 문제는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10일 현재 최근 1주일 평균 코로나19 환자 수가 평균 13만6,000명으로 지난 달 말(15만7,000명)에 비해 감소했고, 화이자사가 다음 달 말께면 어린이용 백신에 대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학교는 노동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인 만큼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두 번째는 화물입니다. 좀 더 정확히는 비용인상에 다른 인플레이션 우려일텐데요.
미국의 8월 화물 운송비용이 전년 대비 약 27%나 폭등했다고 합니다. 1990년 이후 최대인데요. 다가오는 할로윈과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소매업체들이 물건을 대폭 주문한 데다 공급문제를 겪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재고를 쌓아두기 위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서부에서 동부로 가는 길목인 시카고에서는 철도화물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이것이 트럭 수요를 더 늘리는 상태인데요. 액트 리서치의 팀 데노이어는 “화물운송업체 입장에서는 지금의 가격은 최고로 좋고, 운반을 맡겨야 하는 기업들은 화물로 인해 비용이 올라가는 최악의 한 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항만대란이 발생하다보니 연쇄적으로 육상운송에서도 병목현상이 생기고 비용이 치솟는 것입니다.
이같은 비용상승은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죠.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의 경우 전월 대비 0.7%, 전년 대비 8.3% 뛰면서 2010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는데요.
14일 나올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전년 대비 5.3% 상승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예상입니다. 7월(5.4%)보다는 소폭 감소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평균 2%를 크게 웃돕니다.
추가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요.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5% 오른 배럴당 70.4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달 3일 이후 다시 70달러 선을 넘었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 겨울이 예상보다 춥다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에너지 가격이 반등하고 있으며 알루미늄과 구리 같은 다른 상품들도 가격압박을 받고 있다”며 “에너지부터 음식, 주택까지 인플레 압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준은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연준이 일시적이지 않았을 때를 대비하려고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테이퍼링 연내 개시가 그것이죠. 어쨌든 물가는 한동안 연준을 괴롭힐 요소임이 분명합니다.
마지막 요소는 어제 나온 증세입니다. 앞서 하원 민주당이 법인과 개인 최고세율을 각각 26.5%와 39.6%로 올리는 안을 담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사회인프라 구축사업 재원으로 쓴다는 겁니다.
이에 골드만삭스가 이날 “증세가 연말까지 증시에 가장 큰 리스크”라며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세법에 상당한 변화를 가할 가능성을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어 골드만삭스는 내년도 S&P500 실적 전망에 낮은 수준의 증세안을 고려했었다면서 국내 법인세가 21%에서 25%로 오르고 해외수입에 대한 세율이 오르면 S&P500 기업의 수익이 5% 감소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그러나 증세에 관한 한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창업자 겸 회장은 이날 △하원의 숫자는 확정된 게 아니며 △상원의 의견이 알려지지 않았고 △최종안은 연말에나 나올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는데요.
당장 세율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증세는 돈을 쓰려는 규모에 맞게 짜이는데요. 예를 들어 세율을 1%포인트 올려 1,000원이 마련된다면 5,000원이 필요한 경우 5%포인트를 인상해야겠죠. 더 올릴 수도 있지만 조세저항과 정치적 부담이 큽니다.
그런데 현재 증세를 통해 마련할 돈의 용처인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안이 그대로 다 통과될지가 미지수입니다.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이 3조5,000억 달러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원 의석이 50대50이어서 맨친 의원이 반대하면 상원 통과가 불가능합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맨친 의원을 설득하려면 규모를 줄여야하는데, 그럼 인상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26.5%가 다 필요한 게 아닌 거죠. 루벤스타인 회장은 “상원은 3조나 2조5,000억 달러를 얘기한다. 그러면 지금 수준의 세입(즉 증세)이 필요없다”며 “상원은 3조5,000억 달러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증세법안은 계속 바뀐다. 연말께나 최종안이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맨친 의원은 법인세로 25%가 적당하다고 봅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세율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당장 원 구성 때문인데요. 공화당뿐만 아니라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대로면 내년 중간선거 때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과정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고 인플레이션과 집값 상승에 서민들이 힘들어 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 말은 해를 넘기면 증세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겁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일부 타협하더라도 올해 일정 부분 세율을 올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정리하면 증세는 인프라 투자법안과 연관돼 있어 아직 바뀔 여지가 많고 확정된 게 없지만 일정 부분 세율인상은 피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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