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덮친 지난해 우리 국민들은 술을 줄이고 담배를 더 태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정부의 방역조치로 인해 야외 소비가 줄며 정부에 걷힌 주류세는 감소한 반면 담배에서 걷힌 세금은 큰 폭으로 늘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죄악세(주류세·담배 개별소비세·사행성 산업 세금)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의 과세표준신고서상 납부된 주류세는 약 2조 5,164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주류세(2조 6,655억 원)에 비해 약 5.2%(1,388억 원)이 줄어들었다.
소주와 맥주 등에 붙은 주류세가 줄어든 배경에는 지난해 덮친 코로나19 대 유행으로 인한 민간소비 둔화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민간소비는 전년에 비해 약 4.9% 가량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이후 정부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대상으로 영업시간, 인원 제한에 들어가면서 연말(4분기) 가계소비 가운데 ‘주류 및 담배’ 소비가 큰 폭(-6.4%)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담배만 따로 떼 내어서 보면 세금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걷힌 담배 판매로 걷힌 개별소비세는 1조 9,819억 원을 기록해 전년(1조 8,209억 원)에 비해 8.28% 늘었다. 담배에는 1갑(20개피)당 594원의 개별소비세가 부과된다. 지난해 전년보다 더 걷힌 세금은 약 1,509억 원이다. 소비량을 액상·전자담배 구분없이 갑만으로 따지면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 2억 5,460갑을 더 태웠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제한으로 면세담배 (판매가) 감소하고 과세담배는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과도한 방역조치와 늦어지는 백신 수급 등으로 국민들이 소비를 줄이는 대신 담배로 삶을 달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경준 의원은 “정부의 백신수급 실패로 인한 코로나 장기화 스트레스가 담배 소비로 이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정부는 국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백신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소위 사행성 산업들에서 걷힌 세수도 294억 원으로 전년(1,320억 원)과 대비해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카지노에서 걷힌 세금(입장료·영업 등) 지난해 258억 원으로 전년(1,066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고 경마장도 28억 원으로 직전 해(207억 원)에 비해 86%가량 축소됐다. 경륜·경전장도 세수가 전년(46억 원)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7억 원 수준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