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vs 액션…한가위 극장가는 韓영화 '집안싸움'

박정민·임윤아의 ‘기적’, 변요한·김무열의 ‘보이스’
15일 개봉 앞두고 나란히 사전 예매율 1·2위
대작 외화, 추석 이후로 빠지면서 韓 영화끼리 경쟁

영화 기적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국 영화 2편이 15일 동시 개봉한다. 박정민·임윤아 주연의 ‘기적’과 변요한·김무열 주연의 ‘보이스’다. 할리우드 대작들의 개봉 시기가 추석 이후로 줄줄이 밀리면서 연휴 극장가의 작품 스펙트럼이 좁아진 아쉬움은 있지만 서로 다른 분위기의 두 한국 영화가 연휴 관객들의 작품 선택권을 어느 정도는 보장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적과 보이스는 개봉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기준 실시간 예매율 1·2위에 나란히 올랐다. 일단 예매율에서 앞선 작품은 기적이다. 기적의 예매율은 29.6%, 보이스는 18.6%를 각각 기록했다.


기적은 1988년 경북 봉화 산간 마을에 우여곡절 끝에 열차역이 들어선 사건을 극화한 작품으로, 첫사랑·천재·가족이라는 세 가지 흥행 요소를 모두 품고 있다. 충무로의 30대 블루칩 박정민이 주인공인 수학 천재 준경 역을 맡아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2011년 ‘파수꾼’으로 대중에 얼굴을 알린 후 ‘동주’(2016), ‘그것 만이 내 세상’(2018), ‘변산’(2018), ‘시동’(2019),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2020) 등 출연작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박정민은 이번 작품에서 어리숙해 보이지만 수·과학은 전국 1위인 천재 고등학생으로 분했다. 상대 역으로는 아이돌에서 배우로 변신한 임윤아가 열연했다. 성장형 배우의 길을 가고 있는 임윤아는 웃음과 눈물이 오가는 이번 작품에서 웃음 쪽을 맡았다. 두 사람의 풋풋한 로맨스와 함께 준경의 가족 이야기도 중요하다. 아버지 역은 이성민, 누나 역은 이수경이 맡아 사랑과 비밀을 속에 품은 채 살아가는 인물들을 표현했다. 결말은 다소 억지스러울 수 도 있지만, 해피 엔딩을 선호하는 관객들에겐 영화 제목이 결말을 합리화해준다.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 보이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보이스는 기적과 완전히 다른 색깔의 작품이다. 기적이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끌어낸다면 보이스는 분노와 공포를 자극한다. 쌍둥이 형제 감독인 김선·김곡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낱낱이 파고든 작품으로, 범죄 집단의 개인 정보 거래부터 기획·모의, 일종의 콜센터 운영을 통한 집단적 전화 사기, 돈 세탁까지 보이스피싱의 모든 것을 소름 끼칠 정도로 상세히 보여준다. 주인공 ‘서준’ 역은 박정민과 참께 충무로 대세로 꼽히는 변요한이 맡았다. 서준은 형사 신분을 버리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 동료들과 함께 기획 보이스피싱 사기에 휘말린다. 자녀 수술비, 아파트 중도금 등 서민들의 급전이 순식간에 범죄 집단에 넘어가자 이를 되찾기 위해 범죄 집단의 꼬리에서 머리까지 한 단계 한 단계 쫓아간다. 악역 ‘곽프로’는 김무열이 맡아 사이코패스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한날 개봉하는 두 영화는 주연 배우인 박정민과 변요한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절친이라는 점에서도 주목 받는다. 변요한은 최근 인터뷰에서 “서로에 대해 200%까지는 아니더라도 199%까지는 잘 아는 사이”라며 “힘든 시기에 30대 배우 두 명이 극장과 관객들께 조금이라도 위안을 드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15세 관람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