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 만기 금리가 연 1.5%를 돌파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가도 순매도로 돌아서자 단기물 위주의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져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535%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1월 18일 연 1.518%를 찍은 뒤 1년 10개월 만의 최고치이자 사상 최저치를 찍었던 지난해 8월 5일(연 0.795%)과 비교하면 2배가량 상승한 수치다. 3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달 들어 10거래일 연속 올랐다. 1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이날 2.3bp 오른 2.060%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국채금리가 연일 상승하는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한은은 이달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며 매파적(hawkish) 성향을 드러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은이 오는 10월께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다 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도와 추석 및 분기 말을 앞둔 부담감이 겹치며 채권 값의 약세 폭이 확대됐다. 외국인은 6월 한 달간 3년물을 11조 3,290억 원어치 순매도하며 2014년 이후 가장 많이 팔아 치웠다. 7월과 8월에는 각각 6조 8,690억 원, 10조 3,250억 원어치씩을 순매수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5조 3,000억 원어치를 다시 순매도하는 등 국채 선물을 집중 투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단기물 위주로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단기적으로 매수 심리가 훼손됐고 추석 연휴에 대한 부담으로 국채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회사들이 대출금리의 지표로 삼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역시 이날 4.17bp 상승한 1%를 기록하며 기준금리 인상 이후 0.23%포인트 올랐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연휴 부담과 이후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그리고 긴축에 대한 우려에 좀 더 민감한 만큼 금리는 적정 레벨 이상으로 상승하는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며 “FOMC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장을 확인한다면 대외 불확실성이 걷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요 국채금리 레벨 상승으로 추석 연휴 이후 매수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국채 3년물 1.5%, 10년물 2% 이상에서 저가 매수로 대응할 것을 권유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국채금리 레벨은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며 “이주열 한은 총재 임기 안에 기준금리를 1.25%까지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