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 부분 등의 분할에 대해 주주 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기로 확정했다. 핵심 사업을 분할하면서 SK이노베이션 기존 주주 가치가 훼손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 지분 8.05%를 들고 있는 2대 주주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14일 회의를 열어 SK이노베이션의 임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탁위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등 주주권 행사를 심의하는 기구다.
국민연금 수탁위는 분할계획의 취지와 목적에 공감하지만 배터리사업 등 핵심사업부문의 비상장화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어 반대를 결정했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이견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임시 주총은 오는 16일 열린다. 국민연금은 상반기 말 현재 SK이노 지분을 8.05%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있다. 물적 분할은 특별 결의 사안으로 주총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해야 의결된다. 6월 말 기준 지분구조는 SK이노 33.40%, 소액주주 27.48% 외국인·기관 24.05% 국민연금 8.05% 순이다. 소액 주주 여론은 물적 분할에 부정적이어서 국민연금 지분율과 합치면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관을 포함한 전체 주주는 분할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연금은 비슷한 경우였던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인 LG에너지 솔루션 분할에도 같은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안건은 주주의 40%에 달하는 외국인과 10%가량의 기관 투자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80%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일 이사회에서 배터리 사업과 E&P(Exploration & Production, 석유개발) 사업을 분할하기로 했다. 회사는 다음달 1일부터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분할 안건이 통과하면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갖게 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