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 밟나" 박지원 경고에 김재원 "꼬리 잡힌 것"

지난 2018년 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 참석한 당시 박지원(오른쪽) 의원과 조성은 전 국민의당 비대위원/연합뉴스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 관련, 이른바 '배후설'에 연루된 박지원 국정원장이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며 배후설을 제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을 정조준한 가운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즉각 응수에 나섰다.


이번 '고발 사주' 의혹 진상 파악 등을 위해 출범한 '공명선거 추진단' 단장을 맡은 김 최고위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원장 발언 기사를 공유한 뒤 "'꼬리를 밟은' 것이 아니라 '꼬리가 잡힌' 것"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이미 드러난 자료들만 해도 정치개입의 혐의가 충분하다"면서 "호랑이도 꼬리가 잡히면 함부로 달려들지 못한다"고 거듭 박 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한 "그런데 이제는 '당신의 모든 비리를 알고 있다'며 국정원장 지위를 이용해 협박까지 하고 있다"면서 "사납게 짖는 개는 사실 겁쟁이인 경우가 많다"고도 적었다.


앞서 박 원장은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자신의 '배후설'을 제기한 윤 전 총장 측을 향해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느냐"고 경고했다.


권영철 CBS 대기자는 같은 날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박 원장이 자신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밝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연합뉴스

권 기자는 통화에서 박 원장이 "국정원은 정치 개입하지 않는다. 법과 제도에 의해 개혁했다. 과거 국정원장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렸지만 지금은 국정원장인 제가 지나가도 새도 안 날아간다”며 “(정치 개입하면) 김대중 대통령님을, 문재인 대통령님을 어떻게 뵐 수 있고 국민을 배반할 수 있겠나. 그런 거 안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제보자 조성은씨와 만났던 날 동석자 이필형씨를 아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박 원장은 "알지 못한다. 이씨는 국정원 전 직원이고 지금은 홍준표 캠프에 있는 조직본부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1일 '검찰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씨를 롯데호텔에서 만날 당시 동석자 이씨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동석자가 없었고 오히려 이필형이라는 실명을 밝혀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박 원장은 “(나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을 국회에서 내가 제일 먼저 터뜨린 사람이다. 모든 걸 잘 알고 있다”라고 윤 전 총장에게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윤 전 서장은 윤 전 총장의 측근인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으로,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인천 영종도 개발 사업과 관련해 한 사업가로부터 수억원대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검찰 간부나 고위 공무원에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이 ‘윤석열 검찰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씨와 박 원장의 ‘공모’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윤 전 총장 측은 지난 13일 조씨와 박 원장, 성명불상자 1인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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