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지난 한 주간 해외 주식 가운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루시드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루시드그룹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전기자동차 기업으로 최근 ‘제 2의 테슬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클래스A 등 소위 미국 대형 기술주에 순매수세가 몰린 모습이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15일 사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루시드그룹이었다. 총 순매수액은 5,347만 달러였으며 지난 한 주간 주가 등락률은 5.18%였다.
루시드그룹은 지난 7월 26일 스팩인 처칠캐피탈4(CCIV)와 합병하며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이후 주가는 뚜렷한 모멘텀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씨티그룹에서 루시드그룹에 목표 주가 28달러,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는 등 증권가에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이테이 마이클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루시드는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라며 "테슬라에 도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후보 중 하나"라고 해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15일(현지 시간) 루시드가 새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페라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30달러로 제시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에선 "반해 주식시장은 루시드그룹의 시장점유율 및 이익 성장 시나리오에 이례적으로 높은 가능성을 부여하는 듯하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목표주가를 12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매수 2위는 SPDR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했다. 최근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S&P500 지수의 장기적인 상승 추세에 주목하며 SPDR S&P500 ETF를 꾸준히 매수하는 모습이다. 총 순매수 결제액은 3,774만 달러다.
매수 3위는 애플이 차지했다. 지난 한 주간 애플을 둘러싼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에픽게임즈와의 반독점 소송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은 지난 10일 에픽게임즈가 애플에 반발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자체 결제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인 최소 400만 달러를 손해배상급으로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즉, 애플이 ‘독점 기업’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다만 애플이 외부 결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점은 부정적인 사안으로 거론됐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인앱 결제가 반독점의 면죄부를 받은 이상 서비스 매출의 궤멸이 아닌 애플과 개발자 간 새로운 균형점이 생길 것”이라고 “그 관점에서 이 리스크는 일단락되고 투자자들은 곧 애플 생태계의 단단함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아이폰13 실적 기대감 역시 애플 주가를 좌우할 변수로 꼽히고 있다. 애플은 지난 한 주간 3.92% 하락했다.
4위는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배당금 상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키스 웨이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지난 14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수일 내 분기 배당금을 10%이상 상향해 현재 주당 0.56달러인 것을 0.62달러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 305달러에서 331달러로 올려 잡았다. 지난 한 주간 마이크로소프트 순매수 결제액은 3,143만 달러였으며 주간 주가 상승률은 1.54%였다.
이 외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프로셰어즈 울트라 프로 QQQ와 알파벳 클래스 A, ASML, 스노플레이크 등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