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확진자 10명 중 2명 심리지원 필요한 '고위험군'

경기도,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및 자가치료자 전화상담 2만3,695명 분석
증상별로 경미한 수준 이상 우울(51.7%)에서 자살위험 우울(10.4%) 등
고위험군 일상복귀 어려움(40.6%), 격리생활 답답함(32.6%) 등 호소도

경기도청 전경

#. 코로나19 확진으로 경기도의 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김진수(31·가명)씨는 자신으로 인해 가족·지인이 격리되고 검사를 받게 되자 심적으로 힘들어했다. 치료 기간 가족의 부고를 접했지만, 나가지 못해 스트레스로 불면증까지 겪었다. ‘경기도 심리지원단’은 3회 전화상담을 통해 김 씨의 불안감 해소에 집중했고, 시설 퇴소 이후에도 거주지 내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심리지원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 학원 강사로 일하던 박미진(45·가명)씨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치료를 받으며 극심한 불안 증세를 겪었다. 완치 후 수강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받을 시선이 두렵다는 이유로 퇴사를 고민하며 공황장애 증상까지 호소했다. 경기도가 정신건강의학과 비대면 진료로 약물 처방을 한 뒤 박 씨는 비로소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자가치료 기간 4회 상담 진행 후 현재 지역 자살예방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기도가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와 자가 치료자의 정신건강을 평가한 결과 10명 중 2명은 심리지원이 필요한 고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지난 5월 18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2만1,722명과 자가 치료자 1,973명 등 2만3,695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평가를 진행한 결과 심리 지원이 필요한 고위험군이 전체 21.4%인 3,611명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는 20.9%(3,405명), 자가 치료자는 32.2%(206명)이 고위험군이었다.


고위험군 3,611명의 증상(중복 답변)를 보면 우울증을 호소하는 확진자가 전체 51.7%으로 가장 많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24.7%, 심리적 고통 13.2% 순이었다. 특히 자살 위험성이 있는 우울 단계도 10.4%로 나타났다.


이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총 4,820건의 전화상담을 진행한 결과 일상 복귀에 대한 어려움이 40.6%(1,958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격리생활로 인한 답답함 32.6%, 후유증에 대한 걱정 13.7%, 타인 전파에 대한 걱정 7.4%, 경제활동 중단으로 인한 불안 3.2%, 기타 2.5% 순이었다.


도는 지난 5월 18일부터 ‘경기도 코로나19 확진자 심리지원단’을 별도 운영하며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와 자가치료 대상 확진자에게 심리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입소 등으로 상당수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만큼 기존 ‘코로나19 확진자 심리지원단’ 운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등 확진자를 대상으로 심리지원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정신건강 자가진단을 진행한다. 진단 결과 고위험군으로 판단되면 3회 이상의 전화상담을 진행한다.


현재 도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대상자가 도움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도록 심리지원 상담원의 이름과 연락처를 개별 안내한다. 자가치료자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과 대리 처방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 심리지원단은 최근 매일 200명 안팎을 상담하고 있다.


류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코로나19 확진자는 신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주변에 피해를 준다는 죄책감과 심리적인 압박으로 정신적인 고통에 내몰린다”며 “격리된 확진자의 마음 건강을 지속해서 관리하고 앞으로는 코로나19 대응 인력 등 맞춤형 심리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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