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화학 업계 A사는 사업장 안전 모니터링, 사고 발생 시 원인 규명을 위해 근로자들의 안전모에 카메라와 위치정보시스템(GPS) 부착을 추진했다. 그러나 끝내 무산됐다. 노조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며 극구 반대해서다.
내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폐쇄회로(CC)TV 설치 문제로 기업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 업계에서는 노조의 협조 아래 순조롭게 CCTV가 설치되고 있지만 일부 정유화학 업계 등에서는 노조 반대가 만만찮아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노사 간 협의 끝에 작업장에 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CCTV 설치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노사가 운영 중인 ‘모두가 행복한 일터 만들기’ 산하 안전분과에서 직원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고 발생 시 원인 규명 및 개선 대책 마련을 위한 CCTV 설치에 노사 간 공감대가 형성돼 설치 작업을 마쳤다”며 “작업 현장에 추가로 CCTV 설치가 필요한지도 수시로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잇따라 사고가 발생한 현대제철도 CCTV 설치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당진·인천 등 공장 작업장에 CCTV를 설치하고 있다”며 “추가로 이동형 CCTV 등 스마트 안전 시스템 기술 개발 및 기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사업장은 노조 반대로 CCTV 설치에 애를 먹고 있다. B사의 경우 안전사고 발생 빈도가 높거나 우려되는 작업 공간에 CCTV를 추가로 설치하려 했지만 노조 반대에 부딪혔다. B사 관계자는 “CCTV를 설치하면 사고 방지,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원인 규명과 보완도 가능한데 왜 설치를 막나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임우택 한국경영자총협회 안전보건본부장은 “안전은 결국 노사가 한방향으로 가야 할 문제인데 노조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과도해 보인다”며 “안전을 위한 CCTV 설치를 감시가 아닌 근로자 보호라는 차원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에도 근로자의 안전 의무 등 조항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