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받던 ‘학폭’ 쌍둥이 이재영·다영, 1억에 그리스 간다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학폭)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의 국가대표 자격이 무기한 박탈됐다. /연합뉴스

학교 폭력 가해 논란으로 국내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 그리스로 떠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배구 선수의 연봉이 국내의 10분의 1로 줄어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그리스 매체 FOS는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비자 문제가 해결돼 오는 21~23일 사이 그리스 여자배구팀 PAOK에 합류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자매의 연봉은 각각 4만 유로(한화 약 5500만원)인 것으로 전했다. PAOK는 국가대표급 선수 둘을 데려오는 데 총 1억원 정도를 쓴 셈이다. 이는 자매가 흥국생명 소속으로 국내리그에서 받은 연봉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지난해 흥국생명과 FA 계약을 맺으며 국내 최대 수준의 연봉을 받았다. 레프트 이재영은 연봉 4억원에 인센티브 2억원, 세터 이다영은 연봉 3억원에 인센티브 1억원을 받아 이들 자매가 수령하는 연봉은 둘이 합쳐 1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학교 폭력 논란이 터지며 자매는 소속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신무철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총장이 지난 2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2020~2021 V리그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2월8일 쌍둥이 자매의 학폭의혹 폭로가 처음 나왔다. 이에 대중의 공분이 커지자 이들은 이틀 만에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가해 사실을 인정했다. 학폭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흥국생명은 무기한 출전금지, 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박탈 징계를 내렸다.


사실상 국내 무대에서 더이상 뛸 수 없게 된 자매는 국외로 눈을 돌려 PAOK와 물밑에서 이적 협상을 벌였다. 이들 자매는 PAOK와 1년 계약을 맺고도, 한국배구협회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거부로 이적에 난항을 겪었다. 자매는 자국 협회의 허락이 없어도 국제배구연맹(FIVB)의 승인이 있으면 이적이 가능한 점을 이용해 이적 승인을 요청했다. FIVB는 ‘자매가 받아야 할 벌은 한국에 국한된다’고 판단해 이적을 승인했고 그 결과 자매는 그리스 리그에 정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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