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미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BTS의 안무를 직접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미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는 24일(현지시간) 오전 문 대통령과 BTS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BTS의 노래 ‘퍼미션 투 댄스’를 가리켜 “노래도 아름답고 안무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차이를 뛰어넘는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전달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펴고 다른 손가락들을 살짝 구부린 채 양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상체를 긁는 듯한 동작을 선보이며 BTS 멤버들에게 “이런 게 있죠”라고 물었다. 이 동작은 ‘즐겁다’라는 의미의 국제 수어를 활용한 ‘퍼미션 투 댄스’의 안무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의 ‘안무 퍼포먼스’에 BTS 멤버들은 수화를 활용한 다른 안무 동작들로 화답했고, 문 대통령과 앵커 주주 장(장현주)까지 모두 따라 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BTS가 청년층을 대표하고 청년층으로부터 아주 널리 공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문제에 대해 젊은이들의 공감과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유엔 사무총장이나 제가 수백 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 BTS의 ‘소프트파워’에 찬사를 보냈다.
BTS는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돼 지난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행사에 문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BTS는 유엔 연설에 이어 유엔을 배경으로 사전 녹화한 ‘퍼미션 투 댄스’ 공연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BTS는 유엔 연설에 이어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BTS 멤버 RM은 “작은 차이가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저희도 이 (기후)변화가 위기란 것을 인지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이것이 변화 단계가 아니라 위기 단계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인지하는 게 첫 번째”라고 말했다.
제이홉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공연이라고 밝히며 “공연에 대한 마음이 큰 만큼 하루빨리 상황이 좋아져서, 많은 분이 백신 접종을 해서 공연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진은 “저희 모두 백신을 맞았다”면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이니 두렵고 무서운 게 당연하다고 공감을 하지만, 계속 두려워한다면 앞으로의 발전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백신 접종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BTS 멤버들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울감을 느꼈다며 함께 이겨내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민은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고 인생의 목적에도 의문이 들었다”면서 “코로나19가 빨리 끝나 우리가 사랑하는 공연을 다시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슈가는 “투어와 공연 스케줄이 다 취소되는 걸 보면서 우울감을 느꼈다”면서 “전 세계 사람이 다같이 노력한다면 이런 우울감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뷔는 “팬들과 눈을 못 마주친 지 2년 가까이 돼간다”면서 “실제로 만나지 못하다 보니 (팬들이)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BTS의 ABC 인터뷰는 이날부터 25일 새벽에 걸쳐 두 차례 더 방영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ABC뉴스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 예고 영상에서 “북한이 본격적으로 핵 활동을 재개한다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우리는 그런 단계가 현실이 되기 전에 남북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