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파고'에도 승기 잡은 이재명…"호남 집단지성으로 승리"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6일 전북 순회 경선에서 과반 승리를 거뒀다.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의혹이 정치권 최대 이슈로 부상했음에도 경쟁자 이낙연 전 대표의 텃밭인 호남에서 우위를 지켜내며 대세론을 다시 한 번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지사는 이날 전북 경선에서 54.55%를 득표, 2위인 이 전 대표(38.48%)와 격차를 16.07%포인트로 벌리며 압승했다. 전날 광주·전남에서는 122표 차로 이 전 대표에게 석패했지만, 이틀간의 호남 경선 결과를 합산해보면 과반에 0.3% 못미치는 49.70%를 기록해 43.98%에 그친 이 전 대표를 앞섰다.


이재명 캠프 내에서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는 와중에서도 누적 득표율(53.01%) 과반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호남에서의 높은 지지율은 압도적인 경선 승리로 내부 분열을 최소화하고 본선 경쟁력을 높여주고자 하는 호남의 집단지성이 발현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경선이 끝난 뒤 김두관 의원이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며 이 지사 지지를 선언한 것도 이 지사의 상승세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달라”며 “하나된 민주당을 만들고 4기 민주정부를 튼튼히 세워달라”고 말했다.


아직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발표(10월 3일)에 이어 경기(9일), 서울 및 3차 선거인단(10일) 결과 발표 일정이 남기는 했지만, 이 지사가 지금까지의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결선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광주·전남에서 1승을 거두며 추격을 엿보던 이 전 대표 측에서는 하루만에 결과가 뒤집히자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이 전 대표 측 인사는 "대장동이니 고발 사주니 하는 큰 이슈들이 불거지며 당대당 싸움이 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호남에서 힘을 확 받은 상태로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맞붙었으면 유리했을 텐데, 생각만큼 힘을 받지는 못했다"고 언급했다. 대장동 의혹이 증폭되며 지지층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외려 1등인 이 지사로 표심이 결집하게 된 꼴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3위는 지켰지만 5.21% 득표에 그쳤다. 추 전 장관은 '고발 사주' 의혹 정국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우며 지난 1차 슈퍼위크에서 두 자릿수대 '깜짝 지지'를 받아냈다. 하지만 해당 이슈가 최근 잠잠해지며 상승세도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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