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로 신흥국 증시가 일제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있지만 인도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친디아’로 함께 묶이던 중국 증시가 정부 규제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펀드의 성과가 더욱 두드러지며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의 국내 인도펀드 25개는 연초 이후 48.75%의 성과를 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인도레버리지’가 연초 이후 77%, 미래에셋과 삼성의 ‘인도중소형포커스펀드’가 연초 이후 64%의 수익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높은 수익률의 배경으로는 인도 증시의 강세가 지목된다. 인도의 대표지수인 센섹스(SENSEX) 지수는 이달 24일 6만48.47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6만선을 돌파했다. 연초 4만7,868.98보다 25.4%, 지난해 저점 2만5,638.90보다 134% 오른 셈이다.
특히 최근의 성과는 신흥국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최근 3개월 간 글로벌 신흥국펀드의 수익률이 -4.09%를 기록하는 동안 인도펀드는 19.26%의 성과를 낸 것이다.
다른 신흥국에서 본격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델타 변이가 인도에서는 잦아들고 있는 점이 ‘나홀로 강세’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최근 인도 IT 기업들이 막대한 규모의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후 일제히 IPO(기업공개)에 나서고 있는 점도 인도 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더불어 유리한 지리적 위치와 풍부한 인력, 성장 잠재력이라는 공통점으로 ‘친디아’로 묶이던 중국 증시가 정부의 규제로 직격탄을 맞자 대체 투자자로 부상하게 된 점도 증시에 힘을 더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3개월 간 중국펀드는 -8.14%의 손실을 내 인도 펀드와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인도 증시가 급등한 만큼 신규 투자에는 유의하라고 조언하면서도 장기 성장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낸 보고서에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인도 주식 시장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인도 주식 시장이 3년 안에 5조달러(약 5,9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현재 7위인 인도 주식시장은 영국과 캐나다를 넘어 세계 5위 주식 시장으로 올라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