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로봇" 비판, 노련미로 돌파…'안정감 있는 지도자' 어필

■ 차기 총리 유력한 슐츠는 누구?
함부르크시장·재무장관 등
지방·중앙무대서 정치이력
'경륜' 강조 선거 전략 통해
최저임금 인상 등 내걸어
좌파 색채 다소 강해질 듯


26일(현지 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원 총선에서 사회민주당(SPD)이 근소한 차이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J) 연합에 승리하면서 올라프 숄츠(사진) 사민당 총리 후보가 차기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5~7월 10%대 지지율에 그쳤던 숄츠가 이번 총선에서 신승한 것은 독일 유권자들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어 안정적으로 정부를 이끌 후보자를 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75년 사민당에 입당한 뒤 1998년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숄츠는 이후 메르켈 정부에서 노동장관과 함부르크시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메르켈 4기 체제에서는 부총리와 재무장관으로 일해왔다. 중앙 무대와 지방 무대 모두에서 활동했다는 뜻이다. 이런 탄탄한 정치 이력으로 경쟁자인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보다 노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이터통신은 "숄츠는 선거운동 내내 유권자들에게 그의 경험을 살려 메르켈의 자연스러운 후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며 "이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숄츠는 그간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공식석상에서 같은 답변을 건조하게 반복하거나 지나치게 감정적인 면모를 드러내지 않아 숄츠와 로봇(automat)의 합성어인 '숄츠로봇(Scholzomat)'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19 같은 국가 위기에서 그의 이런 태도는 침착하고 안정적이라고 재평가되며 오히려 지지율 상승에 기여했다. FT는 "이는 일부 국가에서는 핸디캡일 수 있지만 독일에서는 미덕"이라고 설명했다.


숄츠가 총리에 오를 경우 중도 우파였던 메르켈 정부와 달리 좌파적 색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최저임금 인상이다. 그는 한 유세 현장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위기에 처했을 때 누가 정말 중요한지를 보여줬는데 간호사 등의 돌봄 노동자와 슈퍼마켓 계산원, 택배 기사 등이 그들"이라며 사민당이 주도하는 연방정부 출범 첫 해에 현재 9.06유로인 최저시급을 12유로까지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민당 내에서도 온건·보수파로 분류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숄츠는 그간 변화보다 안정을 내세워왔다”고 지적했다.


물론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가 차기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민당이 연정 구성에 실패한다면 라셰트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 라셰트 후보는 메르켈 총리나 숄츠 부총리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독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지사이기는 하나 이 외에는 내세울 만한 경력이 없다. 여기에 올여름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수해 현장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첫 여성 총리이자 첫 동독 출신 총리인 메르켈은 2005년 11월 이후 약 16년 만에 총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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