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90)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 송진원(90) 전 육군 제1항공여단장(준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송씨는 28일 광주지법 형사9단독 김두희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증언 당시에는 광주에 다녀간 걸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송씨는 2019년 11월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1심 재판에서 송씨는 광주사태 당시 광주를 방문한 적이 있느냐는 피고인 측 법률대리인의 질문에 '없다'고 위증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송씨는 광주에 갔던 것도 기억이 안나고 질문의 취지도 현지에서 작전 지휘를 한 것인지 묻는 것으로 오해한 것이지 ‘위증’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부대원들이 전교사에 배속돼 내가 지휘하지 못했고 61항공단장과 같이 현지에 가서 지휘하거나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검찰에서 연락이 와 '80 항공병과사'를 찾아보고 위문 방문을 했던 기억이 뒤늦게 났다고 설명했다. 군 기록에는 그가 1980년 5월 26일 광주에 온 뒤 전남도청 재진입 작전이 완료된 5월 27일 부대로 복귀했다고 남아있다.
송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헬기부대를 파견한 육군 제1항공여단의 총책임자로, 1978년 육군에 하나밖에 없는 항공여단이 창설된 후 초대 여단장을 지냈다. 코브라, 500MD 등 공격형 헬기를 운용하는 31항공단과 UH1H 등 수송용 헬기를 주로 운용하는 61항공단 부대원들은 전투교육사령부에 배속돼 광주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송씨를 고발한 5·18 단체의 법률대리인 김정호 변호사는 "송씨는 5·18 당시 헬기사격을 부인하기 위한 전제로 광주 방문 사실을 부인했다. 이는 다음 진술 전체를 부인하는 면피용 취지의 진술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씨의 위증 혐의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6일 1시에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