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이어 전력난 쇼크…식어가는 철강株

3분기 어닝시즌 앞둔 철강업계
포스코 생산중단 등 불안감 확산
수급 우려에 주가 6~10% 하락
"中 감산 기조, 장기적 충격 없을것"


헝다그룹 사태에 이어 사상 최악의 전력난까지 중국을 덮치면서 국내 철강주들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 둔화에 따른 철강 수급 우려가 1차 충격을, ‘세계 제조업 기지’로 불리는 중국 내 공장들의 가동 중단을 부른 전력 부족 사태가 2차 충격을 가했다. 주가의 추가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오는 10월 3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예고된 철강주들의 역대급 실적이 주가 하방 압력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POSCO(005490)는 전 거래일보다 1.32% 하락한 33만 5,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주가는 최근 2주간(9월 13~28일) 6.81% 빠졌다. 이날 1.03% 내린 4만 8,200원에 마감한 현대제철(004020) 역시 같은 기간 10% 가까이 하락했다. 동국제강(001230)(-1.07%), 세아베스틸(001430)(-2.40%), 대한제강(084010)(-3.96%) 등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중국의 철강 감산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상승세를 탔지만 헝다 그룹 사태가 주가 하락의 분기점이 됐다.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그룹이 채무 불이행으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중국 부동산 버블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되면서다. 이 때문에 철강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9월 셋째 주 중국 칭다오항 기준 철광석 현물 수입가격(CFR)은 전주 대비 20.75% 하락, 톤당 107달러 선까지 무너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헝다그룹 이슈에 따른 수급 불안 우려로 철강주들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충격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부동산 신규 착공 둔화로 예상보다 철강 수요 감소 속도가 빨라질 수는 있지만 중국의 철강 감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철강 가격 급락 가능성이 제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수요 감소를 훨씬 웃도는 규모의 공격적인 철강 감산이 계속되면서 타이트한 철강 수급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제조업 공장이 모여 있는 중국에서 역대급 전력난이 발생하면서 악재 부담이 커졌다. 이날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31개 성·직할시·자치구 가운데 랴오닝·지린·헤이룽장 등 10곳 이상에서 전력 부족으로 공장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장쑤성 장자강에 위치한 포스코 스테인리스강 생산 라인 일부 역시 지난 17일부터 가동이 중단돼 일러도 다음 달 초에야 생산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난의 주요 원인으로는 석탄 공급난 지속과 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탄소 배출 억제 정책이 거론됐다. 발전용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화력 발전소들이 일부 가동을 멈춘 데다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감소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전력 공급을 제한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는 전력 공급과 관련된 근본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전력난이 내년까지도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철강주들은 올 3분기 건설·자동차 등 수요 산업의 호황에 따라 역대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에서는 철강 업체들의 호실적이 주가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조 713억 원, 6,6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08%, 1,885.9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POSCO 역시 매출(18조 5,338억 원)과 영업이익(2조 4,203억 원)이 같은 기간 29.96%, 263.0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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