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소지·유포한 ‘박사방’ 무료회원들 검찰 송치

경찰, '박사방' 무료회원 고유 ID 77개 특정

지난해 3월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박사방’에서 무료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성착취물을 소지하고 유포한 이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향신문은 29일 서울경찰청이 관할에 있는 박사방 무료 회원 17명을 올해 들어 모두 검찰에 송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박사방 홍보용으로 만든 무료방에서 성착취물을 내려받아 소지하고 배포, 방조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청은 경찰 조사를 받은 전국의 ‘박사방’ 무료회원 288명도 대부분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전했다. 경찰은 무료회원들을 중심으로 추가 피의자들을 찾아내면서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밝혀낸 박사방 무료회원 305명 중 70여명의 텔레그램 고유 ID를 특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무료회원들의 텔레그램 ID(닉네임)와 휴대폰 번호를 일일이 대조해 텔레그램 고유 ID(신분이 식별된 ID) 77개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복수의 고유 ID를 사용한 인물 등 무료회원 70여명을 검거했다. 이를 위해 경찰이 추적한 ID만 1만5,436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사방 운영진이 무료회원들에게 피해자 이름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도록 지시한 것을 단서로 피의자들을 특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무료회원들은 텔레그램 메신저의 익명성을 믿고 박사방 운영진의 음란물 배포를 방조했다. 조주빈의 지시 없이 회원들 간에 자발적으로 성착취물을 재배포한 정황도 드러났다.


조주빈 등 운영진은 후원금을 내지 않더라도 포인트를 적립해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등급이 올라가 유료회원과 같은 수준의 성착취물을 이용할 수 있다며 무료회원들의 활동을 독려했다. 조씨와 운영진은 박사방 채널과 그룹 링크를 다른 텔레그램 그룹·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홍보하거나 자신의 불법촬영물 등을 ‘박사’에게 전송하면 등급을 올릴 수 있다며 이를 실행하도록 부추겼다.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수사기법을 모두 동원해 현재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하는 한편, 계속 디지털성범죄가 일어나고 있고 수법도 진화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8일 항소심에서 이미 징역 42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3년을 추가로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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