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물류비 부담에 반도체 수급난 ‘3중고’…기업 체감경기도 뚝

업황실적BSI 84…반년만에 최저
전자·자동차 등 주력산업 위축

서울 명동의 한 매장에서 관계자들이 내부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유행이 석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유가와 물류비 상승,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이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 영향도 반영됐다.


한국은행은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를 통해 이달 전 산업의 업황 실적 BSI가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84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3월(8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달 조사는 9일부터 16일까지 2,824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가 90으로 5포인트 떨어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무·플라스틱 업황 BSI가 원자재 부담으로 11포인트나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공장 가동률 하락과 반도체 공급 부족 등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 BSI도 10포인트 하락했고 자동차 업황 BSI도 8포인트 떨어졌다. 경영 애로 사항을 묻자 원자재 가격 상승을 답한 기업이 20.5%로 가장 많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17.9%), 내수 부진(11.1%), 인건비 상승(8.9%) 등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은 79로 2포인트 낮아졌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발전량이 감소한 가운데 유가마저 오르면서 전기·가스·증기 업황 BSI가 21포인트나 떨어졌다. 건설업도 코로나19 영향에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운임 상승과 명절 물동량 증가로 운수창고업의 업황 BSI는 7포인트 올랐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코로나19 확산 지속, 유가와 물류비 상승,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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