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특히 끝없는 집값 상승을 불러온 부동산 대책은 불공정한 경제 구조를 더욱 심화시켰고 세대, 계층 간 분열과 대립, 갈등으로 이어지며 차기 정부에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국내 경제학자 11명이 쓴 '정책의 시간'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5년을 돌아보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이들은 변화하는 한국 사회에 발맞춰 경제정책의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과거의 관념과 유산을 털어버리고 새 시대에 맞도록 경제정책의 관점과 인식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저자들은 현 정부가 과거 개발독재 시대의 유산인 ‘성장담론'을 버리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한다. 정부가 자원배분을 주도했던 시대의 논리는 양적 성장이 한계에 도달한 현재에는 실현할 수 없는 공약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에는 개혁 의지가 부족했으며, 부동산 정책 실패 또한 근본적으로는 불평등 개선의 의지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편다.
책은 경제정책이 지향해야 할 불평등 축소와 불공정 타파를 위해서는 노동의 몫을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 노동자 간 격차를 축소하고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역설한다. 특히 능력 차이에 따른 불평등보다는 기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러한 원칙을 전제로 교육제도를 개혁하고 복지제도를 강화하며 자산 불평등을 완화할 정책을 강력히 집행할 것을 저자들은 제안한다.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