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세 부과땐 철강 생산비용 2050년까지 매년 최대 4.5%↑"

한은 '기후변화 대응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탄소 배출에 따른 일종의 종량세 부과 가정
배출량 적어도 중간재 투입 많으면 부담 커져

국내 대표 산업인 제철소도 정부의 탈(脫)탄소 과속 대책에 따라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한 제철소의 내부 모습. / 서울경제DB

탄소 중립 실현 과정에서 철강·운송 등 일부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특히 철강 업계는 오는 2050년까지 매년 생산 비용이 최대 4.5%씩 증가해 여타 산업으로 비용이 전이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30일 한은은 ‘기후변화 대응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산업 부문의 탄소 배출 감축의 부정적 영향이 수반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석유나 석탄 등 화석 에너지의 탄소 배출에 대해 일종의 종량세인 탄소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산업구조가 받는 충격을 측정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억제하는 첫 번째 시나리오와 1.5도 이하로 억제하는 두 번째 시나리오로 나눠 살펴봤다.


분석 결과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조 업종일수록 생산 비용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파급 경로별로는 해당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보다는 여타 산업으로부터 간접적 영향이 더 컸다. 공정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지 않더라도 탄소 배출량이 많은 중간재 투입 비중이 높을 경우에도 생산 비용 상승 등 영향이 작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 중에서는 1차 금속 제품이 2020~2050년 연평균 0.8~4.5% 생산 비용이 올라가고 금속가공 제품이 0.6~3.5%, 운송 장비가 0.5~3.0% 등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운송 서비스업이 0.4~1.9%로 생산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생산 비용 상승이 소비자가격으로 전가될 경우 비용 충격을 받은 제조업은 생산 비중이 점차 하락했다. 특히 운송 장비의 생산 비중이 2020~2050년 연평균 0.02~0.25%포인트 감소하고, 1차 금속 제품이 0.01~0.14%포인트 줄어드는 등 상대적으로 큰 감소 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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