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강타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내년 대선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여야가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난타전을 주고받는 가운데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 "벌써 왕이라도 됐다고 착각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치 보복을 예고하는 것인가"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허 대변인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 지사가 '이준석 대표는 봉고파직 시키고, 김기현 원내대표는 남쪽 섬에 위리안치(圍籬安置)시키겠다'는 망언을 쏟아냈다"며 "'해야 한다'도 아닌 '시키겠다'이다"라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허 대변인은 "당원과 국민이 선출한 제1야당의 대표이고, 야당 국회의원들의 신임을 받은 원내대표"라며 "아무리 대장동 게이트로 여야 간에 험한 말이 오간다고 하나, 이번 막말은 금도를 한참 넘었다"고 날을 세웠다.

허 대변인은 또한 "'사이다 발언'이 아니라 '독극물 발언'이고, 국민의힘 전 당원과 야당을 지지하는 모든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면서 "이미 형수에 대한 이 지사의 막말에 온 국민이 혀를 내두른 바가 있다. 반성하고 후회한다더니, 막말 본능을 도저히 억누르지 못하겠는가"라고 거듭 이 지사를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어어갔다.

아울러 허 대변인은 "김훈 소설가는 '말이 병들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면서 "대선주자 자리에서 사직해야 할 사람은 바로 이재명 지사"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이 지사는 29일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미 50억원을 받기로 한 사람이 여러 명 있다는 사실을 한참 전에 알고도 숨기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게 야권 인사들 같다"면서 "다 숨기고 모른 척하고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얘기하며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서 봉고파직(부정한 관리를 파면)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의 발언은 전날 이 대표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을 비롯해 "인사 3~4명에 대한 의혹을 함께 보고받았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지사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이분 역시 추석 전에 곽 의원 자녀가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국민을 속였다"며 "이분에게는 봉고파직에 더해 저기 남극 지점에 위리안치(죄인을 유배해 가시나무로 울타리를 침)를 명하도록 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지사가 입이 험한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비례의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며 "이 지사의 추악한 가면을 확 찢어 놓겠다"고 맞받았다.

이 지사의 형수 욕설 사건을 겨냥한 표현으로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 지사가) 난사를 시작했다. 대장동 설계를 자처하더니 마음이 급해지셨나 보다"고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 역시 "이 지사의 막말 대잔치에 섬뜩함을 느낀다"며 "그러지 않아도 형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어 국민들의 걱정을 사고 있는데 평상시 언행 태도가 드러나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폭군이 되겠다고 선전포고하는 듯한 느낌"이라면서 "먼저 인성과 개념부터 챙기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