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조사 나서자 주주들 우수수 반대표…줌, 파이브나인 17조 인수 결국 무산

파이브나인 측 인수 합의 종료 발표
줌,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도 타격
파이브나인 인수 건 조사 나선 것도 영향

/AP연합뉴스


글로벌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스가 클라우드 기반 콜센터 업체 파이브나인을 인수하려던 시도가 무산됐다. 줌을 사실상 중국 업체로 보고 미 당국에서 조사에 나선 것도 파이브나인 주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이브나인 측은 “줌과의 계약을 두고 주주들로부터 충분한 찬성 표를 받지 못해 양사 간 합의는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계속 독립된 상장 회사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콜센터 서비스를 포함해 줌과 현재 맺고 있는 관계는 거래 무산과 관계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릭 위안 줌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 무산에 아쉬움을 표하며 “줌은 계속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이로써 줌은 150억 달러(약 17조 7,600억 원)에 파이브나인을 인수해 240억 달러(28조 4,400억 원) 규모의 지능형 컨택트 센터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으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이번 계약 무산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가 줌의 성장성이 예전 같지 않다며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조언한 뒤 이뤄졌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나면 대면 상황이 늘어나면서 줌의 성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자문사도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파이브나인 주주들이 돌아선 데는 미 연방 당국의 조사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 21일 WSJ는 미 법무부가 주도하는 정부 기관 간 위원회인 ‘팀텔레콤’이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스의 파이브나인 인수 계약을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줌의 파이브나인 인수에 미국의 국가 안보나 법 집행에 대한 위험 요소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일단 팀텔레콤의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 관리하는지 등 거래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사항까지 검토가 이뤄지기 때문에 파이브나인 측에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줌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3억 명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화상회의 솔루션 업계의 최강자로 부상했지만 중국과의 관련성을 두고 미국 정부로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왔다. 에릭 위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상당수 엔지니어가 중국 출신이고 홍콩 거물 리카싱이 대주주라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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