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한국의 우유생산비 증가율이 일본의 6배 이상이었지만 원유가격은 일본보다 120원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원유가격 결정 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료값 등 우유생산 관련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의 우유생산비 증가율은 76.06%로 일본(11.52%)의 6.6배 수준이었다. 한국의 사료값 증가율 역시 87.32%로 일본(37.76%)의 2.3배에 달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원유가격은 리터당 1,083원으로 일본(리터당 1,203원)보다 120원 쌌다. 20년간 일본에서 실질 원유가격 상승률이 30.3% 올랐으나 우리나라에서는 20.03% 오르는 데 그쳤다.
현재 원유가격 결정 방식 개편을 추진 중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주로 미국·유럽연합(EU)과 국내 원유 생산을 비교한다. 국내산 원유가격 상승이 국제경쟁력 및 원유자급률 저하를 초래한 만큼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홍 의원은 “우리나라와 우유생산 여건이 다른 미국·유럽과 비교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우리나라와 비슷한 여건인 일본은 배합사료안정기금 제도 등 사료값 폭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수입유제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원유자급률 하락을 낙농가의 문제로 치부하는 데도 우려를 표했다. 홍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의 FTA 보완대책인 가공원료유지원사업 예산은 올해까지 기존 계획(2,460억 원)의 60%인 1,485억 원만이 집행됐다.
홍 의원은 “일본의 치즈자급률이 13.1%인 반면 우리나라의 자급률이 2% 수준인 것은 국제경쟁력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이 국민 필수식품인 우유의 생산기반 유지를 위해 생산자 중심의 낙농제도와 가공연료유 보급금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농식품부에 낙농기반 근본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