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25·울버햄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이후 첫 멀티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은 2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2021-2022시즌 EPL 7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두 골을 넣으며 울버햄프턴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EPL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4라운드 왓퍼드와 원정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던 황희찬의 리그 성적은 4경기 3골이 됐다.
이날 황희찬은 폭우가 내린 가운데 3-4-3 포메이션의 왼쪽 공격수 자리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지난 라운드 부상 복귀골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한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가 이날은 황희찬 도우미로 출격했다.
전반 20분 히메네스가 침투패스를 찔러주자 황희찬이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빠르게 달려나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반대편 골대에 꽂았다.
황희찬은 전반 40분에는 이적 후 첫 도움 기회를 잡기도 했다. 역습 상황에서 왼쪽을 돌파한 황희찬은 문전의 프란시스코 트린캉을 향해 컷백을 내줬다. 그러나 트린캉의 왼발 논스톱 슈팅은 골대를 맞았다.
한창 기세를 올리던 울버햄프턴은 전반 41분 제프 헨드릭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후반전 초반 뉴캐슬이 기세를 올렸지만 황희찬과 히메네스가 이를 꺾어버렸다. 후반 13분 히메네스가 찔러준 공을 잡은 황희찬이 빠르게 골지역 왼쪽으로 돌파해 수비수를 앞에 두고 왼발 슈팅을 날려 반대편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후반 48분 홈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아다마 트라오레와 교체됐다.
황희찬은 경기 후 현장을 취재한 한국 기자들과 비대면 인터뷰를 했다.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황희찬은 "큰 무대에서 골을 넣어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팀이 필요했던 부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 홈에서 승리가 없었다"면서 "팬 분들이 굉장한 응원을 보내줬다. 팬들을 위해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홈에서 첫 승을 거둘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EPL 진출 이후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독일에서보다 출전 시간을 많이 받으면서 행복하고,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꿈꾸던 무대에 왔다. 프리미어리그는 세계 최고의 무대이고 모두가 꿈꾸는 무대이다. 축구 선수도 그렇지만 아닌 분들도 굉장히 좋아하고 열광하는 리그"라면서 "그런 무대에서 뛸 수 있고 팀에서 같이 할 수 있어 행복하다. 하루하루 즐기면서 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응원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 팬들의 열기가 굉장하다.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게끔 응원을 보내주신다. 한국에서도 늦게까지 응원 많이 해주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힘이 많이 된다"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황희찬은 이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4차전을 치를 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는 "대표팀에서도 결과를 가져오는 경기를 해야 한다. 월드컵에 나가야 하는 경기라 결과가 중요하다"며 소속 팀에서의 활약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황희찬(25·울버햄프턴)의 '만점 활약'에 브루누 라즈 울버햄프턴 감독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라즈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했고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에도 잘 맞는다. 우리는 그와 같은 선수가 필요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고의 선수들은 경기를 즐길 줄 안다. 황희찬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톱 플레이어'다"라며 "내가 벤피카(포르투갈)에 있을 때부터 황희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이전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뉴캐슬 전에 대해 "기분 좋은 90분이었다. 우리는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적절한 공간을 찾고, 두 골을 넣었다. 승리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만들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