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약 한 달 만에 6,000만 원 선을 회복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대체적으로 매년 10월에는 코인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대체 투자 수단으로의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5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6,051만 원까지 오르며 지난달 6일(6,084만 원) 이후 처음으로 6,000만 원을 넘어섰다.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도 오후 3시 현재 4만 9,000달러대에 거래되며 5만 달러대에 근접했다. 다른 암호화폐도 상승세를 탔다.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410만 원에 손바뀜이 이뤄지며 지난달 29일 349만 원에서 약 일주일 만에 17.5%나 올랐다. 도지코인은 개당 288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28일 240원에서 20% 급등했다.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에서의 가격이 비싼 정도를 말하는 ‘김치 프리미엄’은 대부분의 암호화폐에서 2%대를 나타냈다.
미국 SEC가 조만간 암호화폐 ETF를 승인할 수 있다는 관측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한 콘퍼런스에서 “암호화폐 자체가 아닌 암호화폐의 선물(先物)에 투자하는 ETF라면 투자자 보호가 상당히 이뤄질 수 있다”며 “SEC 담당자의 상장 심사 검토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같은 날 미 의회에서 “중국과 비슷하게 디지털 자산 자체를 금지하거나 제약할 계획이 있나”라는 질의에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매년 10월에는 암호화폐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도 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파악된다. 이른바 ‘업토버(uptober·올라간다는 ‘업(Up)’과 10월을 뜻하는 ‘옥토버(October)’의 합성어)’ 현상이다. 중국 헝다 사태와 전력난,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암호화폐는 가격이 오르자 대체 투자처로 주목을 받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미 SEC가 암호화폐 ETF를 승인하면 코인의 제도권 편입에도 청신호가 들어오며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암호화폐 전문 외신 코인데스크는 이날 “일부 트레이더들은 각국의 규제가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세무 당국이 여러 개인을 상대로 광범위한 회계감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가 이달 말 스테이블코인 리포트를 발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코인 발행자에게 은행에 준하는 규제를 가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길 수도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