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에 고위험" 여기저기서 뺨맞는 페이스북, 동시다발 먹통 사태까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비롯해
회사 내부 플랫폼 '워크플레이스'까지 마비
"이용자에 고위험, 명성에도 고위험"

/마크저커버그 페이스북 계정 갈무리


페이스북의 핵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이 동시다발적으로 접속 장애를 일으킨 뒤 5시간 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대규모 장애의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사 내부 시스템까지 마비돼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로이터 등은 미 동부 시간 기준으로 이날 정오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의 서비스 등이 에러 메시지를 표시하며 5시간 넘게 장애를 일으켰다가 오후 늦게 순차적으로 정상화됐다고 보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개인 계정을 통해 “접속 장애(Disruption)에 대해 사과한다”며 “여러분이 당신이 애정하는 사람들과 연결되기 위해 우리 서비스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는 지를 알고 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페이스북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준 데 대해 사과한 뒤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복원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이제 정상화하고 있다고 알릴 수 있게 돼 행복하다"며 이용자들이 인내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입장을 밝혔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아직 대규모 장애의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 시스템도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이메일이나 화상 채팅 솔루션, 일정관리 앱에 접속할 수 없었고 심지어 사무실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 동료와 소통하기 위해 하루 종일 화상회의 솔루션 줌을 켜두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의 글로벌 보안팀은 내부 메모를 통해 직원들에게 "보안 시스템과 내부 일정표, 일정 관리 도구 등 페이스북의 모든 내부 시스템과 도구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 중단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페이스북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워크플레이스'도 작동이 멈췄고, 회사가 지급한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거나 다른 회사 사람에게서 이메일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직원들은 밝혔다. 심지어 사무실로 출근했는데 건물이나 회의실에 들어갈 때 쓰는 디지털 배지가 작동을 멈추면서 입장하지 못하는 직원도 있었다.


회사 글로벌 보안 운영센터가 이번 사태에 대해 "이용자에게는 고(高)위험, 회사 자산에는 중간 위험, 페이스북의 명성에는 고위험"이라고 적은 내부 메모가 공개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2019년에도 기술적 오류로 이번과 비슷한 접속 장애가 약 24시간 동안 이어진 적이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해킹이 아니라 페이스북 서버 컴퓨터의 설정 오류(misconfiguration)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서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의 앱 여러 개가 동시다발적으로 먹통이 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5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 상원 청문회에서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호건이 출석해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십자포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내부 연구를 통해 인스타그램이 10대 청소년년의 정신 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임했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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