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향해 남양유업 정상화 방안과 관련한 질책을 쏟아냈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직원들과 대리점주들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회사의 제3자 매각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정무위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홍 회장에게 오너리스크로 인한 남양유업 대리점주·직원·투자자들의 피해 구제 및 회사 정상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발표를 발표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발 조치를 당하고 불매운동까지 당했다. 이에 홍 회장은 대국민 사과 후 자신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매각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지만 지난달 한앤컴퍼니와 지분 매각 계약을 철회해 대리점과 주주에 피해를 입혔다는 비판을 받는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한앤컴퍼니와의)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대리점들이 얼마나 마음을 졸일지 생각해본 적 있느냐”며 “최대주주이자 경영진의 수장인 홍 회장은 어떤 보상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홍 회장은 “기업 가치를 올리고 대리점들의 위상을 확립해주는 가장 첩경(捷徑·지름길)이 매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곧바로 “잘못된 경영으로 일어난 일에 대해 책임을 다한 다음에 매각해야 한다”라며 “이는 매각 전까지 피해보는 대리점주들에게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불가리스 사태 등이 예기치 못하게 일어나서 저로서는 수습할 수 있는 방법이 가장 적합한 인수자를 찾아서 남양유업의 재위상을 찾는 것”이라며 “(대리점에 대해서는) 어느 경쟁회사와 비교해서도 우리의 계약 조건이 나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답했다.
홍 회장은 의원들의 질의에 시종일관 ‘사과 모드’를 유지했다. 홍 회장은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앤컴퍼니에 협조한 종업원들을 걸러내서 잘라낼 것인가”라고 묻자 “절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홍 회장은 또 “남양스럽다라는 말을 들어봤느냐”는 질문에 “온라인을 잘 못 본다”고 답했다가 곧바로 죄송하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뭔가 팔려고 했다가 생각이 바뀌어 계약을 취소하고 임의로 왔다갔다 하는 걸 남양스럽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앤컴퍼니와의 지분 매각 계약이 무산된 일을 꼬집은 것이다.
홍 회장은 ‘남양 반대로만 하면 회사가 잘 된다고 할 정도로 사회 인식이 나쁘다’는 지적에 “죄송하다. (앞으로도) 의원께서 몇 번을 부르시던 즉각 달려오겠다”고 한껏 몸을 낮추기도 했다.
한편 홍 회장이 국감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국감 때는 증인 명단에 포함됐지만 홍 회장 대신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가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