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기밀' 제출 요구에…우려 표명한 정부

여한구, USTR 대표와 면담서
"자료범위 넓고 영업비밀 포함"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갖고 미 상무부가 반도체 공급망 기업을 대상으로 자료를 요청한 데 대해 국내의 우려가 큰 상황임을 전달했다./사진 제공=산업부

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우려를 표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양자 면담을 갖고 우리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미 상무부가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자료를 요청한 데 대해 “요청 자료 범위가 방대하고, 영업 비밀도 다수 포함돼 국내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미국 측은 “글로벌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조치로 이해한다”며 “향후 한국 정부의 우려에 대해 관계 부처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미국 상무부 기술평가국은 지난달 국내외 반도체 제조·설계 업체와 중간·최종 사용자 등 공급망 전반에 관련된 기업들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다고 관보에 게재한 바 있다. 이는 백악관이 반도체와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을 영상으로 소집한 반도체 대책회의에 따른 후속 조치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들은 매출·생산·재고·고객 등 14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민감한 정보가 다수 포함된 만큼 국내 업체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앞서 문승욱 장관 역시 전날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통상적인 상식으로는 이례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기업에 불리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필요하면 미 정부와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