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가 복지센터 대표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내용의 국민청원 관련,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이 무혐의로 종결했다.
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전남 나주경찰서는 이날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로 입건된 복지센터 대표 A씨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하고, 이번 사건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7월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내가 직장상사에게 강간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자신을 사회복지사의 남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해 11월부터 한 노인복지센터에서 일하던 아내가 올해 4월부터 센터 대표 A씨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A씨는 원장의 아들이자 센터장의 조카로,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위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이 사건으로 아내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저와 초등학생인 세 아이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한 망나니의 썩어빠진 욕정 때문에 평화롭던 저희 가정은 한 순간에 지옥이 됐다. 저는 출근도 포기한 채 아내 곁을 지키고 있고, 아이들은 엄마를 잃을까 봐 불안에 떨며 운다"고도 했다.
앞서 청원인의 아내 B씨는 지난 6월 25일 A씨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대표 권한을 이용해 차량과 사무실 등에서 나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유사성행위 등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해당 청원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동의 인원이 빠르게 늘었다. 하지만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여성과 주고받았다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A씨로 보이는 인물은 지난 7월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국민청원 링크가 공유된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내용을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으나 불가피하게 방어차원에서 올린다"면서 "허위 사실로 무고한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는 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바람피운 아내를 성폭행 피해자로 둔갑시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면서 "강간당했다는 유부녀는 불륜사실을 남편에게 알리고 남편은 상대 총각에게 전화로 합의금 4억원을 주지 않으면 성폭행범으로 고소하고, 국민신문고 등 관계기관에 진정하고 결혼식장에도 찾아가 평생 망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댓글 작성인이 올린 카톡 대화 내용을 보면 "내일봐 자기야", "오피스와이프는 이만, 내일 봅시다", "알라븅", "원래 스킨십도 좋아하고, 혼자 못하는 게 많음"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같은 댓글 작성인의 주장을 두고 청원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등장해 "A씨가 1월부터 제 아내에게 고백을 했고 이를 내게 알린 아내로 인해 나는 A씨를 경계하기 시작했고 3월에는 직접 만나 '내게 경고를 받지 않았냐'고 했다"며 "그 후로도 A씨는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4월부터 저항하는 아내에게 좁은 차 안에서 몹쓸짓을 저지르기 시작한 것"이라고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제출한 해당 카톡 대화 내용은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에 자동으로 녹음된 두 사람의 통화 녹음 파일도 분석했으나 협박이나 폭행 등 강제성을 입증할 만한 정황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