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의료원 부지에 공공주택을 건설하려는 서울시의 계획에 강남구가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발하는 등 해당 부지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7일 온라인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지구단위계획 변경 열람 공고를 통보한 것은 57만 강남구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행정소송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정부의 지난해 8·4 대책에서 나온 3,000가구 공공주택 공급 계획과 관련해 시유지인 서울의료원 부지를 대한항공이 보유한 종로구 송현동 토지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지난 6일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열람 공고를 실시한다고 강남구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해당 부지의 공공주택 건설을 반대하면서 코엑스와 잠실운동장 일대 마이스(MICE) 산업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서는 국제교류복합지구를 원안대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8월에는 강남구민 1만 4,105명 명의로 ‘공공주택 공급 계획 철회 주민 민원 서명부’를 서울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앞서 지구단위계획과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 발전 계획에서 공동주택 건립을 불허한 주체가 바로 서울시였다”며 “강남구와 사전 협의 없이 추진된 열람 공고를 당장 중단하고 공공주택 3,000가구 공급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강남구는 이번 입장 표명과 함께 행정소송을 위한 법률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정 구청장은 “구체적인 방향은 면밀한 법률적 검토를 거쳐 합당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면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해 “서울시와 강남구의 화합·협조를 저해하는 행위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공공주택 공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역 이기주의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대안을 찾고 있다. 대안이 정해지는 대로 서울시·국토교통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부지가 시유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남구가 서울 25개 구 중 하나로서 (해당 부지의) 지분 25분의 1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