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머크 일렉트로닉스, 한국에 6억 유로 투자…반도체·OLED 핵심 소재 R&D 및 생산 강화

카이 베크만(오른쪽)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가 7일 김우규 한국 머크 대표이사와 함께 머크 시화 사업장을 둘러보고 있다.

세계적인 전자 소재 기업 머크가 2025년까지 한국에 약 6억 유로(약 8200억 원)를 투자한다. 국내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용 소재 생산 설비 확장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머크는 현재 회사 일렉트로닉스 비지니스 CEO 카이 베크만 박사가 방한해 새로운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한국 내 머크 연구 및 생산 기지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8일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투자 협의를 위한 회의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에 발표한 국내 6억 유로 투자는 지난 달 9일 개최된 머크 사내 행사에서 발표된 일렉트로닉스 사업 부문 ‘레벨 업’ 성장 프로그램 일환이다. 머크 일렉트로닉스는 이 프로그램으로 급격하게 성장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에서 6%의 유기적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카이 베크만CEO는 “반도체와 OLED 등 머크가 속한 산업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회사는 이 모멘텀을 활용해 성장 전망을 크게 향상시키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머크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과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있는 국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는 반도체 핵심 공정 중 하나인 화학적기계연마(CMP) 소재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R&D 기지 한국첨단기술센터(K-ATeC)를 지난해 6월 평택 송탄산업단지 내에 열었다. 또 국내에 첨단 반도체 극자외선(EUV) 공정에 쓰이는 린스액 생산 설비 증축도 이뤄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우 지난해 10월 평택 포승공장에 2,000만유로 이상을 투자, 액정표시장치(LCD) 테스트 부품 공장과 OLED 발광소재 공장을 증축할 것이라는 투자협약을 경기도와 맺은 바 있다.


머크의 이번 발표로 그간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단점으로 지적된 반도체 화학소재 연구 인프라 및 생산 규모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최대 반도체 제조사들의 소재·부품·장비 현지화를 측면 지원하면서 국내 반도체 시장 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우규 한국 머크 대표는 “머크의 이번 투자계획은 지난 4월 경기도와의 논의에서 발표했던 2억 유로를 훨씬 넘어서는 금액”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내부 혁신과 과학계의 협업을 통해 한국 고객사들의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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