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진짜 돈’으로 채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기술적 오류 등 불편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며 거래는 늘고 있지만 기술 오류로 사람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에 따르면 전자지갑 앱 ‘치보’ 사용자는 300만 명가량으로 늘었다. 엘살바도르 인구가 65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치보를 사용하는 셈이다. 또 부켈레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어제부터 자동입출금기(ATM)에서 비트코인 입금액이 인출액을 넘어섰다”며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로 채택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치보 앱 사용자에게 30달러(약 3만5,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너스'로 제공하자 이를 실제로 사용해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알레한데르 디아스는 “보너스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 어떻게 쓰는 건지 테스트해 보려고 비트코인으로 지불한다”며 “고객 중 20%가 비트코인으로 계산한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경제사회개발재단은 최근 한 달간 소비자의 12%가 비트코인을 사용한 적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적인 사용도는 여전히 낮다. 재단이 조사한 233개 사업체 중 93%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법정통화 도입 첫날 불거졌던 기술적인 문제 등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이 인터뷰한 수십 명의 시민은 치보 앱 사용 중 1가지 이상의 문제를 겪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통한 송금도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다. 미국 등에 거주하는 250만 명 이민자의 송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송금 시간과 비용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강조해왔다. 지금까지 미국 애틀랜타와 시카고, 휴스턴 등에 비트코인을 송금할 수 있는 치보 ATM 30대가 설치됐으며, 이를 통해 매일 200만 달러가량이 엘살바도르로 들어오고 있다고 부켈레 대통령은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아 연간 60억 달러에 달하는 송금의 대부분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