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 내달 15일부터 격리없이 가능

사이판 이후 두 번째 '트래블 버블' 체결
백신접종 완료해야 하고 PCR 검사 의무화
해외 여행객 입국 기대 속 델타변이 확산은 변수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와 중심업무지구의 모습./연합뉴스

오는 11월 15일부터 자가격리 없이 한국과 싱가포르 간 상호 여행이 가능해진다. 지난 7월 사이판과 처음으로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을 맺은 지 4개월 만에 싱가포르와 여행안전권역이 체결됨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단체 관광객뿐 아니라 개인 여행객들도 자가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8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S 이스와란 싱가포르 교통장관이 영상회의를 통해 11월 15일부터 '한국·싱가포르 간 여행안전권역'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행안전권역은 코로나19 방역이 안전한 국가끼리 상대국 국민이 입국할 때 격리를 면제하는 제도로 7월 북마리아나제도(사이판)와 처음 체결한 뒤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합의로 백신 접종을 마친 국민은 격리 없이 상대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된다. 개인이나 단체, 상용이나 관광 목적 모두 허용된다. 현재 싱가포르를 찾는 한국인은 현지에서 7일간, 한국으로 입국하는 싱가포르 관광객은 14일간 격리를 해야 했다. 김장호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이번 한국·싱가포르 간 합의는 일반 여행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개별 여행객에 대한 격리 면제를 처음 시행하는 사례"라며 "자유롭고 안전한 국제 관광 재개를 통해 방한 관광을 활성화하고 관광·항공 산업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여행안전권역 체결과 별도로 한국·싱가포르 예방접종증명서 상호 인정에도 합의했다. 상호 인정 대상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승인 백신이며 교차 접종도 인정 대상에 포함해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모든 국민이 싱가포르 입국 시 격리 면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싱가포르 백신 접종률은 77.9%, 한국은 56.9%다.


여행객은 백신 접종을 마친 후 2주가 경과해야 하며 출입국을 전후해 세 차례 PCR 진단 검사에서 음성이 인정돼야 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증명서와 입국 후 확진 시 코로나19 치료 비용을 보장하는 여행보험증서, 비자 등 기타 입국에 필요한 서류도 소지해야 한다.


여행 업계는 이번 합의로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사이판과의 여행안전권역 체결이 사실상 내국인만을 위한 것이었다면 싱가포르는 내국인의 해외여행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 유입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국내에 입국한 싱가포르 여행객은 25만 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였다. 게다가 싱가포르 입장에서도 한국이 사실상 유일한 해외여행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류 열풍을 타고 여행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한류 열풍이 미치는 지역 중 하나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보다 백신 접종률이 더 높은 점을 감안하면 고사 직전인 여행 업계에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싱가포르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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