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10일 이낙연 캠프는 경선 무효표 처리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경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당 안팎에 경선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이낙연 캠프는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홍영표 의원 이름의 입장문을 통해 “이낙연 필연캠프는 소속의원 전원이 긴급회의를 갖고 당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낙연 필연캠프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선후보 경선후보의 중도사퇴 시 무효표 처리가 결선투표 도입의 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며 “필연캠프는 11일 이와같은 이의제기서를 당 선관위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이의제기를 공식화했다.
이 같은 기류는 이재명 지사의 후보 확정 직후 이 전 대표의 반응을 통해서도 예상됐다. 경선 직후 기자들을 만난 이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결과에 승복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책임이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 주길 바란다”며 “오늘은 여기서 여러분과 헤어진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발표된 민주당 일반당원과 비당원 국민이 참여한 3차 슈퍼위크에서 15만2,520표로 62.37%로 선전했다. 이 후보의 득표율 28.3%와 큰 격차를 벌이며, 이 후보 누적 득표율도 50.29%로 턱걸이 과반에 머무르게 됐다. 특히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이 후보의 득표율은 과반에 못미치는 상황이다.
앞서 민주당 선관위는 특별당규 59조에 따라 전체 유효투표 수에 정 전 총리가 얻은 표를 제외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59조 1항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대표 측은 “후보 사퇴했을 때 그 사퇴한 후보에 대한 투표는 무효라는 이야기다. 이것이 마치 여태까지 모든 득표를 무효로 하는 것으로 과잉해석”이라며 “이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나중에 선거결과에 따라 엄청난 후폭풍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미 ‘애프터경선’ ‘경선중단’등을 요구한 이 전 대표 측이 경선을 불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 경선 중반 이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보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한편,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사사오입을 철회하라”는 온라인 서명에 돌입했다. 중도 하차로 무효 처리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표를 유효 투표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