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게 승자"…셀트리온·POSCO·카뱅 시총 톱10 경쟁

카뱅 시총 '반토막' 10위권 밖으로
기아, 감소폭 1.5조…셀트리온 추월
리스크 완화 따라 하락 압력도 제한


9월부터 지속된 코스피 조정장에서 시가총액 10위권에 들기 위한 순위 다툼이 치열해졌다. 시총 상위권에 자리한 주요 종목 대부분이 조정을 면치 못하자 이제는 ‘누가 덜 빠지느냐’를 경쟁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위 10위 종목(우선주 제외)의 시총 합계는 한 달 새 95조 원 가까이 빠졌다. 지난 9월 1일 994조 원에 달하던 규모가 이달 8일 899조 원까지 감소했다. 경기 ‘피크아웃(고점 통과)’을 포함한 각종 악재가 증시를 덮치자 주요 종목 대부분의 주가가 밀려나면서다.


증시 변동폭이 확장되자 특히 시총 10위권 진입을 경쟁하는 종목들 간 순위가 하락폭에 따라 뒤바뀌었다. 상장 이후 9·10위 자리를 지키던 카카오뱅크(323410)는 이 기간 시총이 42조 원에서 27조 원으로 반 토막 가까이 쪼그라들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하락 폭이 1조 원 수준에 그친 POSCO(005490)(29조 원→28조 원)가 카카오뱅크를 누르고 11위로 올라섰다. 셀트리온(068270) 역시 시총 규모가 40조 원에서 31조 원으로 20% 넘게 빠지며 같은 기간 하락 폭이 작았던 기아(000270)(35조 원→33조 원)에 추월당했다.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우려, 경기 피크아웃 가능성 등 거시경제 리스크가 국내 증시 전반에 타격을 준 가운데 주가가 얼마나 많은 악재를 흡수했는지에 따라 이들의 운명이 결정됐다. 이 기간 인터넷은행주·바이오주는 개별 악재까지 반영하면서 하락세가 유독 컸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출규제·경쟁심화·플랫폼규제의 삼중고에 시달리며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6.54% 하락했다. 은행 2등주 KB금융과의 시총 격차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은행 대장주 자리마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바이오주 역시 코로나19 이후 모멘텀 부재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다 경구용 치료제 개발 소식까지 겹쳐 주가 충격이 컸다. 바이오·제약 관련 종목들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가 10월 들어 10% 빠졌는데 대장주 셀트리온 역시 타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에 대해 “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3상 중간 발표 결과 높은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복용 편리성과 항체 치료제 대비 낮은 약가가 예상돼 셀트리온 렉키로나의 하반기 매출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종목에 대한 향후 전망 역시 당분간 이어질 조정장에서 ‘누가 더 버텨낼 수 있을지’에 초점이 잡히며 리스크 해소 가능성이 큰 종목의 경우 하락 압력이 제한됐다. 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및 중국 수요 부진으로 올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만큼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4분기 이후 관련 악재들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10월 중순 이후 점진적인 생산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11월부터는 인도 공장 가동률 증가로 중국 전력난 리스크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 판매는 원자재 기반 경제구조를 갖춘 신흥 시장 비중이 높아 중국 비중이 축소되는 대신 인도 등 기타 신흥 시장 판매가 고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셀트리온은 공급계약 지연 및 높은 재고 수준에 목표 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랐다. 2분기 말 기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이 2조 원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셀트리온의 헬스케어향 공급 규모가 당분간 저조할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상승 반전을 노려보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의 연내 유럽 승인 등의 추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목표 주가를 기존 32만 원에서 26만 원으로 내려잡으며 “글로벌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사들의 향후 실적 기대감이 축소되며 주가가 부진한 점이 부담”이라며 “기다림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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