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결국 1,200원을 넘어섰다. 장중 가격 기준으로 환율이 1,200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7월 28일(1,201원)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12일 오전 9시 58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원 50전 오른 1,200원 10전에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원 40전 오는 1,196원으로 출발해 장중 오름세를 보였다. 오전 9시 50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결국 환율은 1,200원을 돌파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공포 확산이 위험선호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환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국제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물가에 대한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경상수지 흑자 폭도 점차 줄어들면서 달러 공급량이 감소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200원이 주요 심리적 저항선인 만큼 당국이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급등한 셈이다.
1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1,200원을 돌파할 것을 전망하기도 했다. 외국 자본 흐름과 한국 투자자의 해외 투자 흐름, 무역 수지, 한국은행의 매파적 태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